1. 피임법 원리
*정자가 자궁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는 피임법: 콘돔, 루프(자궁 내 피임장치)
*배란을 막는 피임법: 피임약, 피임주사, 임플라논
피임주사
매일 먹어야 하는 피임약도, 자궁이든 팔이든 내 몸 안에 장치를 삽입하는 피임법도 원치 않는다면 한 번 사용하면 꽤 장기간 피임 효과가 있고 임신을 원할 때 비교적 빨리 임신이 가능한 피임주사 요법이 있습니다.
이 요법은 월경을 시작한 지 5일 이내에 근육이나 피하에 주사를 놓아 배란 자체를 억제하는 방법입니다. 피임 효과가 약 3개월 정도 유지됩니다.
획기적이라고 할 만큼 간편한 피임법이지만 정상적인 월경주기로 돌아오기 전까지의 기간이 불확실하다는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3개월이 지나고 다시 배란이 시작되어 월경이 이어져야 하지만, 개인의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월경주기가 돌아오기까지 불안함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주사의 목적은 단기 피임입니다.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피임주사를 맞게 되면 장기적인 호르몬 부족에 따른 몸의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성호르몬 저하로 인한 불규칙한 질출혈, 두통, 유방의 압통감, 우울감 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2년 이상 지속적으로 주사를 맞으면 뼈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 주사를 반복해서 맞으면 여성호르몬 수치가 낮은 상태로 머물게 되어 뼈의 밀도가 급속도로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사를 2년 넘게 연속해서 사용하면 장기적인 무배란 상태가 이어져 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2년 이상 사용하지는 않도록 하며 장기적 피임을 원한다면 또 다른 대안을 꼭 찾는 것이 좋습니다.
피임패치
일주일에 한 번씩 엉덩이, 배, 팔 위쪽과 상반신에 붙인 패치를 통해 호르몬이 주입되어 피임하는 방법인데 우리나라에는 상용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수영 혹은 목욕을 해도 잘 떨어지지 않아 무척 편리하지만 2~5퍼센트 확률로 패치가 떨어지기도 하며 생리통 등 부작용이 경구 피임제보다 잦는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2. 루프
매일 먹는 피임약이 번거롭거나 피임약의 부작용이 걱정되거나, 준비하지 못한 채로 성관계를 해도 피임되면 좋겠고, 그러면서 내가 월할 때는 임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절한 피임법이 자궁 내 피임장치인 루프입니다.
루프는 자궁내막에 작은 염증을 일으켜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해 임신이 안 되게 하는 구조물을 통칭합니다. 초창기에는 동그란 고리모양의 루프를 자궁내막에 설치하는 형태였고 최근에는 T자로 된 루프가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고전적이며 일반적인 것은 구리 루프로, 자궁내막에 놓이면 자궁내막의 염증을 일으켜 결국 정자가 들어와도 나팔관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역할을 해서 피임을 유도합니다. 피임성공률이 99퍼센트로 높지만 삽입 후 월경양이 지나치게 늘거나 생리통이 생길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미레나'라는 루프가 많이 사용되는데 미레나는 루프에 프로게스테론이 들어 있는 구조로, 이 호르몬은 자궁경부의 점액을 끈끈하게 만들어 정자가 나팔관으로 올라가는 걸 방해합니다. 이 호르몬은 자궁내막이 늘어나는 것을 막아서 월경양을 줄여주고 생리통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엔 월경양과 생리통 감소라는 치료 목적으로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자궁내막증식증 예방 및 초기 상태 치료를 위해서도 많이 이용됩니다.
하지만 호르몬이 분비 되는 기구이기 때문에 내 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주로 초기 여섯 달 내에 부정출혈이 있거나 두통, 여드름 등이 생길 수 있으나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지켜보고, 너무 심하면 이를 조절해 주는 호르몬제를 투여해서 호르몬 불균형을 교정하기도 합니다.
루프를 제거하면 다시 임신할 수 있기 때문에 먹는 호르몬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지 못하거나 콘돔 사용에 번거로움을 느끼는 사람의 경우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응급 구리 루프
성관계 후 7일 이내에 구리 루프를 자궁 안으로 삽입하여 착상을 방해하는 방법입니다. 자궁내막의 염증 상태를 유도하여 정상적인 착상을 방해하게 됩니다. 한 번 삽입하면 5년 정도 피임 효과가 유지됩니다. 가격도 8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로 경제적인 편입니다.
하지만 구리가 자궁내막의 염증을 일으키는 원리로 피임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특정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생리통이 증가하거나 월경양이 많아지는 부작용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구리 루프를 유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빼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에 따라 부작용 종류와 정도가 각기 달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려워 시술 전에 이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숙지해야 합니다.
3. 루프에 대한 소문과 사실
* 루프는 아이 낳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피임법이다?
루프는 자궁경부를 지나 자궁 안으로 삽입합니다. 분만하지 않은 여성의 자궁경부는 비교적 입구가 좁아 루프 삽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궁경부 조직은 굉장히 부드럽고 탄력적이라, 일시적으로 넓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출산을 경험한 사람의 자궁에 루프를 상대적으로 쉽게 삽입할 수 있을 뿐, 이들만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아이를 낳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더 작고 얇은 루프가 출시되어 실제로 삽입 과정에서 통증은 덜합니다.
*루프는 임신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임신력이 복원된다는 것입니다.
자궁 내 피임장치에 대부분 젊은 여성은 거부감을 느낍니다. 자궁 안에 삽입 하는 것부터 이미 아플 것 같다는 공포감이 느껴지고 자궁 안에 있으니 임신할 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루프를 제거하면 수개월 이내에 임신이 가능합니다.
*루프가 자궁벽을 뚫는다?
자궁 내 피임장치가 자궁벽을 계속 자극하고 누르다 보면, 그 부분이 위축되고 구멍이 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고 발생한다면 출산직후처럼 자궁벽이 얇아져 있는 상태일 때와 같은 특수한 상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궁벽을 뚫으면 루프가 골반강 내에 위치하게 됩니다. 하복부 엑스레이로 루프의 위치를 확인해 보고 복강경 수술(복부를 직접 열지 않고 복부에 직경 약 1센티미터의 구멍을 3~4개 정도 내고 내시경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삽입해서 하는 수술)로 제거해야 합니다. 엑스레이를 찍었지만 상복부, 하복부 어디에도 없다면 월경혈이 많은 날 피와 같이 밖으로 빠진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루프를 하면 배가 아프다?
자궁 안에 피임장치가 있으니 없을 때보다 불편하고 배가 아프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루프는 자궁 안에 있기 때문에 통증을 느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루프를 처음 삽입하는 과정에서 자궁을 자극하기 때문에 배가 아프지만, 루프가 일단 자궁 안에서 자리를 잡으면 그 루프를 자각할 일은 전혀 없습니다. 무게감을 느끼거나 뭔가 끼워져 있는 듯한 불편감 또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자궁내막이 배란주기에 따라 얇아지거나 두꺼워지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상대방이 루프를 느낄 수밖에 없다?
루프는 자궁에 있고, 루프를 제거하기 위해 쓰는 실을 자궁 밖에 놓입니다. 다시 말해 질과 자궁의 경계인 자궁경부 쪽에 실이 걸쳐져 있을 뿐, 실이 질에 놓이진 않습니다.
성관계할 때 깊은 삽입으로 실 끝이 느껴지고 불편하다면 병원에서 실을 더 짧게 자르면 되지만 실 자체가 굉장히 얇기 때문에, 흔한 경우는 아닙니다.
*루프를 하면 자궁 외 임신이 더 쉽게 발생한다?
루프는 피임성공률 97퍼센트입니다. 아주 적은 확률로 임신이 되기도 하는데 자궁내막이 아닌 비정상적인 자궁 외 공간에서 임신될 확률은 루프가 없는 상태에서의 임신보다 확률적으로 더 높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애초에 루프를 한 상태에서 임신할 확률이 희박하다는 점입니다.
*루프를 하면 골반염에 쉽게 걸린다?
루프는 자궁경부에 삽입되기 전까지 무균 상태로 보관되기에 그 자체로는 균 감염에 잘 생기지 않습니다. 단, 이미 자궁경부에 염증성 질환이 있던 사람이라면 루프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자궁경부에 있던 균이 루프를 통해 같이 자궁 안쪽으로 들어올 수는 있습니다.
또한 처음 루프가 자궁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균이 옮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루프를 바로 빼지 않고 항생제를 사용해서 골반염이나 염증을 치료합니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루프를 제거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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