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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거기서 냄새와 & 냉이 많아졌을 때, 화장실 자주 갈 때

by 수호천사1009 2023.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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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음부에서 나는 냄새

외음부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산부인과를 찾는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머리카락, 정수리, 겨드랑이, 심지어 인중에서도 각기 다른 냄새가 나는데 외음부에만 너무 엄격한 건 아닐까?

외음부는 더욱이 상대적으로 습하고 분비물도 있기에 체취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냄새가 난다고 무조건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어느 정도 시큼한 냄새는 지극히 정상적인 체취입니다.

 

질의 적정 산도를 유지하며 외음부 주변의 세균의 침투를 억제하는 젖산균의 활동이 약해지면, 피부 주변의 잡균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외음부 주변에 많이 사는 잡균들은 대부분 혐기성균(산소가 없는 곳에 사는 균으로, 산소가 많은 곳에서 사는 균과 달리 대사 과정에서 산소 없이 유기물을 분해하며 살아감)으로 대사 과정에서 특유의 군내가 납니다. 단백질이 분해될 때 나는 냄새로 '생선이 부패되는 냄새'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평소 나는 냄새보다 좀 더 악취에 가깝습니다. 질염에 걸렸을 때 나는 냄새를 코를 갖다 대고 열심히 냄새 맡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팬티를 갈아입거나 성관계할 때 직접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꽤나 강하게 납니다. 이럴 때는 산부인과에서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약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냄새에 불편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살아있는 이상, 내 몸에서 다양한 냄새는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2. 냉이 많아졌을 때

어떤 분은 냉이 많이 나와 꿉꿉하고 불편하다고 냉이 안 나오는 약을 처방해 달라고 합니다. 여성의 몸에서 왜 냉이 나오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감기에 걸렸을 때 콧물이 나오듯 냉이 나오면 건강에 문제가 있나 싶기도 하고... 생긴 것도 비슷한데, 하면서.

'냉'이라 불리는 질 분비물은 질뿐만 아니라 자궁과 자궁경부, 자궁내막에서도 만들어집니다. 특히 질은 몸 안으로 연결되는 통로이기 때문에 나쁜 균이 몸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젖산균 등의 미생물이 많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냉이라고 불리는 분비물이 만들어집니다.

여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 냉의 양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배란기나 월경 직전에 늘어납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혐기성균이 몸에 증식하려고 할 때 질 벽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삼출액(염증반응이 있을 때 혈액의 일부 성분이 혈관 밖으로 나와 고이게 되는 액체)을 분비합니다. 질의 자정 능력으로 나쁜 균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냉의 양이 살짝 증가합니다. 다시 말해 호르몬과 스트레스, 균감염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냉의 냄새, 양, 점도 등이 달라지기에 냉이 나오면 질 안 생태계가 활발하다고 이해하고 이를 불쾌하게 느끼거나 걱정거리로 여기지 않아도 됩니다. 저절로 양이 줄어들 테니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단, 냉에서 오징어 썩는 듯한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냄새를 맡지 않으려 해도 악취가 나면 세균성 질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냉이 두부 으깬 형태로 쏟아지면서 간지러우면 칸디다 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냉 색깔이 짙은 노란색이나 녹색이면서 불쾌한 냄새가 나면 세균성 질염일 수 있으니 병원에 가보는 게 좋습니다.

 

안심해도 되는 냉 상태

*배란기 직전에 콧물처럼 증가하는 냉.

*월경 직전에 유백색으로 증가하는 냉.

*팬티에 살짝 묻어나 있는 시큼한 냄새의 냉.

 

병원에 가봐야 하는 냉 상태

*악취가 나는 냉.

*간지러움증을 동반한 냉.

*두부 으깬 모양처럼 쏟아지는 냉.

*팬티라이너로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양이 많아진 냉.

 

3. 화장실에 너무 자주 갈 때

방광염은 소변이나 요도 끝에 있는 균이 들어와 염증을 일으킨 상태를 말합니다. 방광의 평균 용적은 약 500cc이고 200cc 이상 소변이 있어야 요의가 시작되며 보통 300~400cc 정도가 차면 배뇨하게 됩니다. 소변이 일정 이상 차오르면 방광 점막의 신경이 방광근육을 자극해 배뇨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방광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 자주 소변이 마렵고 소변볼 때 많이 아픕니다. 심한 경우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합니다. 방광 안에 생긴 염증이기 때문에 전신적으로 열이 나거나 염증이 퍼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여성의 요도 길이는 남성의 요도 길이보다 짧아 소변이나 분변에서 균의 침입이 쉬워 방광염에 쉽게 걸리지만 먹는 항생제를 먹으면 대부분 쉽게 호전됩니다.

방광염은 충분히 치료한 후에도 빈뇨(자주 소변이 마려운 상태)가 지속되고, 배뇨 시 통증(쑤시고 아픈 상태)이 없다면 과민성상광증후군이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은 말 그대로 방광 상태가 과하게 예민해진 것입니다. 방광의 점막 신경이 예민해져서 조금만 소변이 차도 요의가 심하게 느껴져서 소변을 참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나냐고 묻는다면 모호하게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방광염, 질염, 스트레스, 약물 사용 등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드라마틱한 치료법도 없습니다. 단지 생활습관을 꾸준하게 교정하며 보조적으로 약물치료를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런 경우 물을 적게 먹는다고 화장실 가는 횟수가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방광의 긴장과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하루에 물을 여덟 잔 이상 충분히 마셔주어야 합니다. 뻔한 말이라고들 하지만 스트레스와 몸의 긴장도 최소화해야 합니다.

배뇨일지를 쓰는 것도 좋습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배뇨 간격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며 배뇨 주기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한 시간마다 화장실을 간다면 조금 참고 간격을 늘려봅니다. 최소 두 시간에 한 번 화장실에 가고 익숙해지면 세 시간에 한 번 화장실에 가도록 노력합니다.

습관적으로 마시던 커피도 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보다 이뇨작용이 강하기에 방광염인데 커피를 마시면 불 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변을 잘 참으려면 방광근육이 튼튼해야 합니다. 항문과 회음근을 조이고 이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케켈 운동이 방광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짧게 여러 번 반복하기보단 한 케겔 동작을 오랫동안 유지합니다. 방광과 요도 주변을 받쳐주는 골반 내 근육을 강화해 과민선방광증후군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혼자 케겔 운동을 잘 못하겠으면 병원에서 바이오피드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피드백 의자에 앉으면 회음부의 근육 수축이 체크되고 어느 강도로 회음부근육이 수축되는지 기록하고 운동도 시켜줍니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은 전 연령대에서 나타나며 젊은 여성들의 유병률도 꽤 높습니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이 걸리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져 힘들어하고 다소 창피한 마음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도 있으나 관리하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습니다.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겠지만, 작은 습관 교정 하나가 몸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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