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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파친코 2-2

by 수호천사1009 2023.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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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암에 걸린 한수

선자는 일주일에 6일 동안 솔로몬을 영어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데려왔어요. 여느날처럼 손자를 기다리는 선자를 자동차에서 한수가 지켜보고 있었어요. 선자는 오십이 조금 넘었을 뿐인데 나이 보다 훨씬 늙어 보였어요.

한수는 선자가 노아를 찾기위해 자신의 집에 찾아왔다는걸 들었지만 자신도 노아를 찾기 위해 일본 전역을 찾았지만 못 찾았어요. 그러다 유미의 장례식장에서 노아가 정기적으로 엄마한테 돈을 보낸다는 사실을 듣고 안도감이 들었어요. 그리고 지난달에는 전립선암 선고를 받았고 그 사실을 한수가 선자한테 말해요.

선자는 11년 전 노아와 함께 한수의 사무실로 찾아가 값비싼 저녁을 먹은 게 마지막이었어요. 한수는 나이를 먹지 않은 거 같고 노아가 사라진 지는 6년이나 되었어요. 선자는 6년 전 한수의 집으로 찾아갔지만 6년동안 아무 소식이 없자 한수를 노려봤고 노아의 소식을 모른다고 하자 이제 당신과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너는 최악인 인간이라고 하자 한수가 자신이 지금 죽어가고 있다고 말하죠. 그 말에 선자는 또 마음이 약해져요.

솔로몬과 선자를 차에 태운채 집으로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오늘 저녁 메뉴가 닭조림이라는 말에 자신도 좋아한다고 자기도 먹고 싶다고 솔로몬한테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하죠. 한수는 선자가 살았던 모든 집을 알고 있었지만 전쟁 중에 머물었던 농장을 제외하고는 선자의 집에 간 건 처음이었어요.

선자는 매달 첫날에 노아가 잘 있다는 쪽지와 돈을 보내준다고 하죠. 한수는 지금도 노아를 찾고 있다고 하죠. 선자는 쉰두 살이었어요. 경희는 자신보다 열네 살이나 많았지만 자신보다 젊어보였어요. 한수는 칠십이 되었지만 그다지 변하지 않았고 다만 인상이 좀 더 좋아졌어요.

저녁이 되자 모자수와 모자수의 경찰 친구인 도토야마 하루키를 만나 한수가 인사를 해요.

1969년 1월 나가노

노아는 거의 7년 동안 나가노에서 반 노부오라는 일본인으로 살았고 자신을 고용한 다카노가 사업 확장을 위해 나고야로 간 후 코스모스 파친코의 책임자가 되었어요. 그럼에도 계속 기숙사에서 살았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했어요. 한수에게 받았던 와세다 대학 수업료와 방세는 모두 갚았지만 엄마에게는 아직도 매달 돈을 보내고 있었어요.

리사에게 저녁을 먹자고 했고 내성적인 두 사람은 그해 겨울에 결혼을 했어요. 처음에는 쌍둥이 딸을 낳았고 일 년 후에 아들을 낳고 그다음 해에 막내딸을 출산해요. 결혼생활은 안정적이었어고 8년이라는 세월이 빠르게 흘러갔어요.

쌍둥이 두 딸이 일곱 살이 된 봄 리사의 엄마 이와무와 가족들은 마쓰모토 성으로 소풍을 갔어요. 여섯 살이 된 셋째 아이 고이치는 이 성의 저주가 뭐냐고 묻죠. 나가노에서는 부당한 세금에 반발해서 조쿄 소동을 주도했다가 어린 두 아들을 비롯한 27명과 함께 17세기의 마쓰모토 촌장을 얘기해줘요.

노아는 가족들을 벗어나 새로운 지역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어 다행이면서도 안타까웠어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네 명이나 낳고 키울동안 엄마한테 연락을 안했다는 사실이 한편으론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어요.

1974년 7월 요코하마

도토야마 하루키는 아야메와 결혼했어요. 하루키 엄마가 죽자 아내는 가게를 팔고 이 곳 오사카를 떠나 요코하마로 이사 가자고 하죠. 하루키의 남동생 다이스케는 거의 서른 살이 되었지만 정신 연령은 다섯 살이나 여섯 살이었어요. 아야메는 하루키보다 다섯 살이 더 많았고 불교 가정의 장녀로 자랐어요. 서른 일곱 살인 아야메는 2년 동안 아이가 들어서지 않자 불임이라는 판정을 받고 남편과 관계를 갖지 않았어요. 11월 말의 토요일 저녁 아야메는 숲 속에서 자신의 남편인 하루키와 젊은 남자가 관계를 맺는 걸 봐요.

1976년 3월 요코하마

하루키는 조선인 중학생 남학생이 자살해 알아보기 위해 그 집으로 가요. 엄마는 장갑 공장에서 일을 했고 아버지는 배관공 조수였어요. 기무라 데쓰오는 삼 남매 중 장남이었고 아래로 여동생 둘이 있었어요. 부모님의 부모들은 울산 출신이라고 해요.

하루키와 모자수는 매주 목요일 정기적으로 저녁을 먹었어요. 하루키는 젊었을 때는 파친코 게임장에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여기서 위안을 얻고 순식간에 몇 천 엔을 잃고 구슬이 든 상자를 하나 더 샀어요. 엄마가 많은 돈을 저축해 둔 덕에 부족함 없이 살고 젊은 남자들과 관계를 가질 때도 후하게 돈을 쓸 수 있었어요. 모자수가 플러그를 뽑아서 기계가 멈춰 버렸고 하루키한테 지폐를 줬지만 받지 않아 모자수가 하루키의 외투 주머니에 돈을 집어넣어요.

하루키는 남동생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고 싶었지만 이런 말을 꺼낼 수가 없었어요. 모자수한테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하니 이 나라는 변하지 않으니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하죠. 서울에서는 나를 일본인 새끼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더러운 조선인, 북한으로 가면 굶어 죽거나 공포에 떤다고 하죠. 자신도 죽고 싶었지만 학교를 그만둔 이후론 그렇지 않았다고 그렇지만 유미가 죽고나선 살아갈 자신이 없었는데 솔로몬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없었다고 그리고 노아 형이 사라지고 엄마가 변했다고 엄마한테도 실망시켜주고 싶지 않다고 하죠. 노아 형이 훌륭한 조선인 노릇에 지쳐서 떠났고 자신을 찾지 않기를 바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모자수는 새 여자친구 에쓰코를 만나고 있었고 괜찮은 여자라고 하죠.

2. 노아의 죽음

1978년 8월 나가노

예순두 살인 선자는 한수의 차를 타고 노아가 있는 나가노로 가요. 반 노부라는 이름을 쓰고 있고 16년째 그곳에 살고 있으며 일본인 여자와 결혼해서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고 하죠. 노아도 파친코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죠. 노아는 우리가 가는 걸 모르니 멀리서 볼 수 있을 거라고 하죠. 한수의 사설탐정들이 나가노에 사는 노아의 생활을 세세하게 조사해서 26쪽 상당의 보고서를 작성해 올렸는데 노아가 한결같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지도, 도박을 하지도 않고 노아와 네 아이들은 평범한 가정의 중산층 일본인처럼 생활했다. 수요일은 국수를 혼자 먹고 나서 영어 소설책을 잠깐 읽은 다음 사무실로 간다고 하죠. 한수가 선자한테 오늘 차에서 노아를 몰래 보고 다음주에도 데리고 온다고 하자 선자는 오늘 보나 다음주에 보나 뭐가 다르냐고 하죠.

노아는 마흔다섯 살이었고 머리도 약간 회색 머리카락에 안경을 썼고 호리호리한 몸이었어요.

선자가 얼른 나가 노아를 부르며 달려가요. 노아도 엄마한테로 달려가 팔을 만졌는데 강인한 엄마가 눈물을 보이자 마음이 아팠어요. 저도 이 장면에서 눈물이 났어요. 20대 때의 들끓는 피로 인해 엄마를 원망하며 떠나갔지만 홀로 외롭게 살며 조선인이지만 일본인인척 가면을 쓰며 아내와 네 아이를 뒀지만 그래도 가슴 한구석은 텅 비어있었는데 그게 엄마를 보자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것처럼 진작에 찾아가지 하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노아가 같이 사무실로 가자고 어떻게 여기 왔냐고 하자 선자는 자기가 너를 보고 싶어 하니까 고한수가 데려다줬다고 하죠. 그러자 고한수는 그냥 차에서 기다리게 두고 둘만 사무실로 올라가요.

선자가 그동안 편지를 써줘서 고마웠다고 네가 보내준 돈은 다 모아뒀다고 하자 노아도 아들 하나에 딸이 셋이라고 하죠. 딸들은 공부를 잘하는데 아들은 훌륭한 야구 선수고 모든 게 모자수를 닮았다고 하죠. 선자는 우리를 보러 오라고 오랜 세월이 흘렀으니 제발 엄마를 용서해 달라고 하죠. 노아가 자신은 저주받은 피라고 하자 선자가 아니라고 모자수도 파친코에서 일하지만 아주 정직하다고 하죠. 선자가 이제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자 노아는 여기가 집이고 자신이 조선인인걸 알면 해고되고 아내도 이 사실을 모르며 장모님도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서치 않을 거라고 아이들한테도 알리지 않을거라고 하죠. 선자는 처음에 이삭이 나와 너를 여기로 데려왔고 이제 고국으로 돌아가기엔 늦었다고 하자 노아는 자신은 일본 국민이라 자신의 조국인 부산과 영도에도 가봤다고 하죠. 그 말을 듣자 선자의 눈에 눈물이 차올라요. 그럴것이 자신은 17세에 일본으로 와 62살까지 살고 있는데 자기 자식이 자신의 고향에 가봤다는 말에 저 같아도 가슴이 북받쳐올 것 같아요.

노아는 급한 회의가 있다며 집으로 가면 저녁에 전화를 하고 다음 주에 모자수도 만나러 간다고 하죠. 엄마를 배웅하고 한수의 차는 쳐다보지도 않아요. 선자는 한수한테 노아가 다음 주에 요코하마로 온다고 잘 됐다고 이야기 해 주죠.

다음 날 아침 한수는 선자가 노아의 사무실을 떠난 직후에 노아가 총으로 자살했다고 말해줘요.

이 장면이 저는 좀 많이 충격적이었어요. 16년 만에 다시 엄마를 만나서 좋았을 텐데 그리고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 싫어도 사랑하는 아이들이 넷이나 있는데 그래도 아내와 아이들한테는 밝히고 이제부터라고 자유롭게 엄마도 보고 동생 모자수도 보며 평화롭게 살기를 바랬는데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또 한편으론 선자가 자신만 생각하고 노아의 직장으로 바로 찾아갔다는게 좀 아쉬었어요. 편지나 아니면 노아가 보고싶을 때 만나도 됐을텐데 이렇게 갑자기 만나게 돼 노아의 입장에선 자신의 가면과 연극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도 같아요.

3. 에쓰코의 딸 하나

1979년 요코하마

나가토미 에쓰코는 세 아이를 모두 사랑했지만 똑같이 사랑하진 않았어요. 마흔 두 살의 에쓰코는 6년 전에 이혼하고 요코하마로 이사 온 홋카이도 토박이었어요.

열다섯 살이 된 딸이 임신 4개월째라고 하죠. 에쓰코도 열여섯 살에 하나의 큰오빠인 다쓰오를 임신했어요. 임신한 하나는 엄마가 도와줘야 한다면 온다고 도착하면 연락한다고 해요.

이혼한 지 2년 후 하나가 열한 살이 됐을 때 하나와 에쓰코는 엄마와 딸 사이가 아니라 친구처럼 얘기를 하자고 하죠.

훗카이도 있을 때 에쓰코는 서른여섯 살 봄 고등학교 1학년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갖고 그 남자는 에쓰코를 생각하며 쓴 시 모음 공책을 전해줘요. 다음 날 아침 그 남자친구와 헤어졌는데 몇 달 후 남편인 노리가 그 시들을 발견하고 에쓰코는 집에서 쫓겨나고 직업과 기술이 없었기에 양육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하죠. 그래서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요코하마로 이사 가요.

모자수가 에쓰코를 데리러 오고 두 사람은 솔로몬의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받기 위해 지방관청으로 갑니다. 1952년 이후에 일본에서 태어난 조선인들은 열네 살 생일에 지방 관청으로 가서 거주 허가를 받아야 했고 3년마다 등록증을 갱신해야 합니다. 모자수는 지난 3년 동안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로 줬지만 에쓰코는 받지 않았어요. 가족들이 문제라면서 눈물을 흘리죠. 그리고 하나가 오늘 요코하마로 온다고 하자 모자수가 놀래요. 스물다섯 살인 큰아들 다쓰오는 2년제 졸업하는데 8년이 걸렸고 둘째 아들 다리는 내성적인 열아홉 살로 대학시험에 떨어져 영화관에서 표 받고 있어요.

솔로몬은 사진을 찍고 지문을 찍은 후 두 사람에게 돌아와 집으로 갈 수 있었어요. 솔로몬과 하나는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었어요. 하나는 엄마집으로 가고 솔로몬은 생일 파티를 열었는데 모두가 부유한 국외 거주자의 자녀들이었고 모두가 일본어가 아니라 영어로 말했어요. 파티가 끝나고 솔로몬은 에쓰코한테 하나가 임신한 사실도 알고 있고 자기한테는 아줌마가 엄마라고 말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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