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벌써 마지막 편입니다. 지금 빠니님은 아프리카를 돌아다니며 여행 중이라고 합니다.
여행 10일 차 오후 8시입니다. 저녁은 가볍게 죽입니다. 먹기 전 불경을 외치고 먹는데 기안님이 짭짤한 죽이라고 해요.
옆에 있던 스님이 양념 피클을 건네줍니다. 다행히 양념 피클과 맛있게 먹는데 6세 침 스님도 어른도 맵다는 양념 피클에 고춧가루도 탈탈 털어서 엄청 맛있게 먹습니다. 다들 반찬 투정 없이 맛있게 먹고 제일 어린 5세 크라이 스님은 그릇째 먹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그 모습을 보고 기안님이 이 정도 양으로는 애기들 양 안 찰 텐데 하고 걱정을 하며 리필 가능하냐고 큰 스님한테 물어보니 더 떠와서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저녁을 다 먹은 기안님은 큰 스님한테 취침시간을 물어보니 9시 취침하고 6시 기상이라고 알려줍니다. 동자승들은 내일 학교를 가야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안님은 내일 애들 학교에 가서 수업도 같이 듣고 선생님이 허락해 준다면 미술도 가르쳐주고 싶다고 합니다. 기안님이 미술 입시 학원에서 4년 정도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20대때는 미대 오빠로 아르바이트를 오래 해서 익숙하다고 합니다.
큰 스님도 내일 1시에 일이 있어서 시내를 가봐야 해서 애들 좀 봐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안님은 내일 아이들과 뭐할지 고민하는데 PC방도 없고 학원도 없고 낚시를 하자니 물고기가 없어 고민하고 있자 큰 스님이 아이들은 인도 스포츠인 크리켓 하는 걸 좋아한다고 알려줍니다.
이제 다 먹은 자기 밥그릇을 들고나와 영하 10도의 날씨지만 수행하는 마음으로 맨손 설거지를 합니다. 각자 그릇 다 씻고 방으로 갑니다. 이 때 시간이 오후 8시 49분인데 다들 숙제를 하고 있습니다. 큰 스님이 이제 자자고 말을 하자 아이들은 각자 이불을 펴는데 온열 기구도 없고 진짜 2월 논산 훈련소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전기와 물이 부족한 코르족 마을이라 사원뿐만 아니라 모든 집이 같은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기안님이 힘들어 먼저 눕자 제일 나이가 많은 맏이 스님이 이불을 펴 기안님을 한 번 더 꼼꼼하게 덮어줍니다.
맏이 스님(18세), 잘생긴 스님(13세) 머리 잘못 민 배드보이 모자 쓴 스님(11세), 유독 수줍음 많고 조용했던 관찰자 옵저버 스님(10세), 줄무늬옷을 입은 나이트메어 스님(9세), 침 스님(6세), 첫 만남부터 눈물 쏟은 제일 어린 크라이 스님(5세)을 소개합니다.
기안님이 누워 오늘 오전에 덱스님과 빠니님과 헤어져 이 사원으로 와 많은 인연을 만나 많은 일을 했는데 문명과 단절된 채 살아가다 보니 아직도 하루가 안 끝났다면서 24시간이 너무 길다고 하는데 너무 웃겼어요. 그리고 불은 11시에 꺼진다고 합니다.
다음 날 아침 6시 영하 10도입니다.
기안님도 맏이 스님과 함께 칼각으로 이불을 접은 후 쉬려는데 큰 스님이 자리에 앉으라고 합니다.
모두 자리에 앉은 후 일어나자마자 불경 공부를 합니다.
그동안 배워 온 경전을 아침에 복습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기안님도 눈치본 후 슬그머니 뒷자리로 가 앉아서 아이들 책을 보는데 온통 모르는 글자뿐입니다. 이 동자승들은 매일 365일 주말도 없이 이렇게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을 한다고 합니다.
스님이 되기 위해 불경을 읽는데 기안님은 언어의 장벽 앞에서 덱스님과 빠니님을 찾다가 멍하니 있다가 김치찌개와 족발에 소주 회와 소주 알탕에 소주 등을 말하죠. 그러다 <배드 보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부릅니다. 혼잣말을 하다가 노래도 부르게 되고 그러다 보면 깨달음을 얻게 될 수도 있어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갑니다.
장범준의<노래방에서>, 빅뱅의 <거짓말> 등등을 부릅니다. 한 시간 정도 경전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확실히 정신이 맑아졌다면서.. 그도 그럴 것이 일어나서 이부자리 정리하자마자 한 시간 정도 그동안 배웠던 내용들을 복습하면 머리에 더 잘 들어올 거 같았어요. 그리고 이제 아침을 먹으러 갑니다. 다들 경전을 보자기에 귀하게 싸서 보관합니다.
아침은 식빵에 딸기잼과 버터입니다. 논산 훈련소는 한 번밖에 못 뜨지만 여기는 여러 번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요 빵과 딸기잼은 맛있어 보였어요. 학교 등교는 아침 9시에 한다고 합니다.
큰 스님이 과학과 수학 힌디어, 영어, 라다크어 등 5과목을 수업한다고 합니다. 스님이 아는 건 다 가르친다고 합니다.
오전 8시50분 사원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학교입니다. 나이 상관 없이 7 동자가 함께 수업을 듣습니다. 다들 자리에 앉은 후 1교시 수업은 영어입니다.
한 명씩 일어나 자기 소개를 합니다. 그리고 영어 단어를 적은 후 함께 읽고 한 명씩 나와 읽습니다. 그리고 영어 시를 배웁니다.
2교시는 수학입니다. 쉬는 시간 없이 바로 이어집니다. 큰 스님이 엄청 다재다능하십니다.
큰 스님이 기안님한테 문제 푸는 걸 시키자 이번엔 기안님도 수학 문제를 낸 후 선생님한테 도전장을 내밉니다. 큰 스님이 풀었는데 오답입니다. 기안님은 정답인줄 알고 박수를 칩니다. 모두가 행복하면 됐죠. 아이들 곱셈문제도 내고 잘 맞춥니다. 그러다 이번엔 좀 더 어려운 문제를 낸 후 기안님한테 풀라고 하는데 아쉽게 틀립니다.
기안님도 큰스님한테 문제를 내는데 분수를 냅니다. 큰 스님이 어찌저찌해서 푸는데 오답입니다. 그리고 한 명씩 나와 구구단을 외웁니다. 기안님도 앞에 나와서 9단을 외우는데 영어로 말해야 하니 더 어려운 거 같아요. 그리고 기안님이 3단까지만 알아도 사는데 지장없다는 명언을 남깁니다.
이제 큰 스님은 출타하시고 반나절동안 기안님이 동자승들의 선생님이 되기로 합니다. 기안님이 나와서 10분동안 쉬는 시간을 줍니다. 오전 11시입니다. 기안님은 아이들의 화풍을 존중하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고 합니다.
기안님은 배드보이 스님을 불러 얼굴을 그려주기로 하는데 학생들한테는 모델이 안 보여 잘못된 수업이라고 하죠. 모델도 가만히 있는게 힘들고 뒤에 친구들도 집중이 흐려져 그냥 사진을 찍고 그리는 걸 아이들한테 보여줍니다. 그림을 그리는데 너무 잘 그려 점점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어갑니다. 그리고 5살에서 18살까지 있기 때문에 다 못 맞춘다면서..`나는 나의 길을 가겠다' 라고 하죠.
그리고 자신이 모델이 되어 혼잣말을 하는데 `재밌는 게 제일 중요하다 얘들아’ 흥미가 중요하다고 억지로 하면 안 돼, 억지로 살지 마라… 재밌게 살아라 살아보니 그렇더라… 하기 싫은 거 하지 말고 라고 하는데 괜히 저도 짠했어요.
이제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도 보고 침스님은 기안님을 그리지 않고 다른 걸 그렸어요. 그래도 자기가 그리고 싶은 걸 그렸고 그게 그의 화풍이라며 존중하는 모습이 멋졌어요.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때는 천편일률적으로 좀 딱딱하게 뭔가 길이 정해져 있었는데 7 동자한테는 그렇게 안 하게 되고 `너희 마음대로 해라. 정답이 없으니까' 이 말이 맞는 거 같아요.
그리고 이 친구들 꿈이 스님 되는 거라고 했는데 기안님은 그래도 아직은 좀 열려 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 말이 저도 공감이 됐어요. 수학자가 될 수도 있는거구 아직은 꿈을 한정 짓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커가면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많이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저 나이때는 모든 걸 흡수할 때니까..
그리고 아이들한테 너희들은 자유라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밖으로 바람 쐬러 가는데 그림 같은 풍경이 너무 멋졌어요. 바다는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이런 멋진 강은 집 바로 코 앞에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여긴 바로 초모리리 호수입니다. 주변에 형성된 습지와 고원은 야생 동물과 희귀 조류들의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호수면에 비치는 구름의 그림자와 다양한 깊이가 만들어내는 호수의 빛깔이 초모리리 호수의 가장 큰 자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 같이 초모리리 호수로 가 기안님이 물수제비를 뜨자고 합니다. 기안님이 먼저 했는데 4번 튕겼어요. 그걸 보고 옆에 동자승도 던졌는데 더 잘합니다. 다른 동자승도 잘해 기안님은 흥미가 떨어졌다며 다른 놀이를 하러 갑니다.
크리켓은 11명으로 이루어진 인도 국민 스포츠입니다. 양 팀이 공격과 수비로 나뉘어서 배트로 공을 쳐서 승부를 겨루는 구기 종목인데요. 또한 인도의 국민 스포츠라고 불릴 만큼 인도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작은 스님이 밸런스 조절해서 팀을 나누고는 치고 달려라고 알려줍니다. 야구의 룰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기안님도 세 번째만에 공을 친 후 달려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1점 입니다.
기안님이 돌아오자 침 스님이 공을 천천히 던지라고 조언해 줍니다. 그래서 침 스님 조언대로 천천히 던지자 침 스님이 잘했다고 칭찬해 줍니다. 고산지대에서 뛰는 게 힘들었을 텐데 뛰어다닌다고 기안님이 고생 좀 하신 거 같아요.
그래도 기안님이 깨달은 건 리셋이 좀 됐다고 해요.
왜냐면 스마트폰 없이 한 시간도 못 버틸 거 같은데 막대기와 공 하나로 즐거워하는 동자승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기다 보니 괜스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해요.
이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를 알려주고 게임을 합니다. 아이들이 너무 재밌게 하고 밤새 방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호숫가에서 손을 씻은 후 방으로 와 다들 이불을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갑니다. 기안님은 이불을 너무 털고 싶었다고 해요. 기안님은 논산 훈련소 2월 초 군번이었다고 해요. 그때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했는데 밤엔 여기가 더 추웠다고 해요. 그런데 침낭이랑 이불이 살짝 눅눅하고 꿉꿉했다고 합니다. 아마 덱스님이 여기 왔다면 낙오했을 거라고 합니다.
기안님과 맏이 스님이 한국 스타일로 이불을 터는데 어제 덮은 이불이라고 믿고 싶지 않은 먼지량을 보고 좀 놀랬어요.
라다크 지역이 건조 기후여서 풀이나 나무가 자라기 힘든 환경이라고 해요. 암석, 모래가 많아 잠시만 외출해도 흙먼지가 날려서 잔뜩 묻어온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이 따뜻한 편인 코르족 마을인데 겨울엔 최저 기온이 영하 40도라 저 강도 다 얼어서 아무것도 못한다고 합니다. 물이 귀해 빨래를 못 하는 문화인 거 같다고 해요. 그래서 건강을 위해 자주자주 털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해요.
기안님이 이불 털기를 놀이처럼 알려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금세 따라 하고 그런 아이들을 보며 흐뭇해하면서 `하나를 알려주면 하나를 아는구만' 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너무 웃겼어요.
기안님은 그림들을 꺼내 깃발을 만든 후 맏이 스님이 추천한 학교에 가서 걸어줍니다. 그리고 아까 전에 찍은 사진도 함께 붙여놓고 앞으로 그린 그림들도 옆에 계속해서 붙여놓으라고 합니다.
기안님이 쎄쎄쎄까지 알려주는데 때마침 큰 스님이 돌아옵니다. 기안님이 미리 아이들한테 줄 선물을 물어보니 스웨터와 겉옷 털모자를 추천해 줍니다. 그래서 덱스님, 빠니님이 남기고 간 돈에 기안님도 좀 더 보태서 전재산을 줍니다.
티베트 불교 고유색인 붉은색으로 깔 맞춤한 옷을 입고 다 같이 사진을 찍는데 그 모습이 뭔가 뭉클했어요.
어느덧 밤이 되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이 사원 최고참인 핸섬 스님은 여기 온 지 2년 됐고 침 스님은 이제 한 달 됐다고 해요. 기안님이 스님 되면 고기도 못 먹고 결혼도 못한다고 하는데도 동자승들은 그래도 스님이 좋다고 해요. 그래도 도시 구경하는 것도 좋지 않냐고 하자 동자승들은 오래오래 여기에 있고 싶다고 합니다.
그리고 도연님이 밖에 나가는 게 좋다는 건 우리 기준일 수 있다는 말이 더 공감이 됐어요.
기안님이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니? 라고 묻자 한 동자승이 스님이 되는 게 행복한 거라고 말합니다. 스님은 양 떼를 데리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고기를 안 먹는다고 합니다.
그 말에 기안님이 치킨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르냐고 하자 도연님이 아이들한테 `바람을 잔뜩 집어넣고 왔네'라고 하는데 너무 웃겼어요. 동자승들은 야크 스테이크와 크리켓 선수보다 스님이 더 좋다고 합니다. 맏이 스님은 여기에 사는 것도 좋고 오늘 한국 게임도 행복했다고 합니다.
기안님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거 같다면서 이미 이 세상의 좋고 맛있는 건 다 알아버려서 이제는 스님처럼 살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아직 동자승들은 판도라의 상자를 안 열었기 때문에 더 행복한 게 아닐까.. 방법은 달라도 기안님이나 동자승이나 우리들 모두 행복을 꿈꾸는 건 똑같으니까.. 모두 각자만의 방식으로 행복하게 살면 됐죠^^
맏이 스님이 마지막으로 아저씨 따라가고 싶다는 말이 좀 뭔가 뭉클했어요.
기안님도 동자승들을 아들처럼 대하는 모습이 뭉클했어요.
기안님도 진짜 `아빠' 라는 소리를 맘껏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어난 김에 행복하게 살자' 이 말이 너무 멋지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사는 게 진짜 성공한 삶 같습니다.
다음날 새벽 기안님이 나왔는데 침 스님이 다가와 꼭 안기는 모습이 뭔가 찡 했어요.
그리고 호수로 가 해가 뜨는 모습을 봤는데. 시즌 1에서는 해가 지면서 마무리됐는데 시즌 2에서는 해 뜨는 걸 보니까 기분이 묘하다고 해요.
인도에서의 많은 일들과 경험들이 차근차근 지나가면서 이제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여행을 하면서 일상의 감사함을 느끼며 다들 열심히 살고, 아님 하고 싶은 일 하다가 죽자고 말하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쿠키 영상
두 번째 일주를 마친 후 지난 7월 또 다른 여행지에서 기안님이 여긴 인프라가 너무 갖춰져 있다면서 다음번엔
작살로 사냥하는 천혜의 바다. 시즌 3는 바다로 가기로 합니다!!
'예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3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2회 (1) | 2023.12.06 |
---|---|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3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1회 (1) | 2023.12.01 |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2 인도여행 9회 줄거리 (2) | 2023.10.10 |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2 인도여행 8회 줄거리 (0) | 2023.10.06 |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2 인도여행 7회 줄거리 (1) | 2023.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