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떠나요. 제주도로
드디어 제주도로 가는 날이 왔어요. 저는 비행기도 처음 타고 제주도도 처음 가보는 거라 전날 긴장이 돼서 잠을 잘 못 잤어요. 그냥 뜬 눈으로 보내다시피 하고 점심을 간단히 먹고 울산 공항에 도착했어요. 저는 멀미가 심해서 비행기 타기 40분 전에 미리 마시는 멀미약을 먹었답니다. 제가 처음이라 신랑이 이것저것 많이 챙겨줬어요. 그리고 원래 저희 좌석은 앞쪽인데 조금 더 넓은 비상구 자리로 교체해 주더라고요. 자리가 넓은 대신 비상시 승무원들을 도와줘야 하는 자리라고 설명도 들었어요. 조금 일찍 도착한지라 짐을 맡기고 남는 시간에 천천히 공항을 둘러보았는데, 생각보다 여행 가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어디들 가시는 거지 하고 한참을 앉아서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신랑이 우리가 타야 할 비행기 줄이라며ㅋㅋㅋ 자기도 몰랐다고 하는 거 있죠.ㅋㅋㅋ 신랑도 멍 때리고 있다가 못 탈 뻔했지요.^^;;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비행기에 탑승해 승무원의 안전 교육도 듣고 창밖 구경도 했어요. 비행기가 이륙하는 느낌이 어떤 건지 잘 몰라 긴장해서 신랑 손을 꼭 붙잡고 있는데 잠시 후 비행기가 그냥 일직선으로 쭉 천천히 가기만 하는 거예요. 이게 뭐지 하는데 천천히 방향을 틀더니 그때부터 엔진 소리가 크게 나면서 점점 속도가 빨라지더니 비행기가 뜨는 거예요. 솔직히 이때는 너무 무서워서 창밖 보는것도 힘들고 눈도 못 뜨고 있어서 신랑이 저 대신 사진을 찍어줬답니다.^^; 처음 타면서 간도 크게 창가에 앉아서 창밖도 제대로 못 본다며 신랑이 어찌나 놀리던지. 그래도 슬쩍슬쩍 내다본 창밖 풍경은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더라고요.
비행기가 조금만 흔들려도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났는데 우리 신랑이 제 손 꼭 붙잡아 주고 부드러운 말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며 제 긴장을 많이 풀어줬답니다. 그렇게 저희는 제주도에 무사히 도착 했어요. 내리자 마자 화장실부터 찾아 뛰었어요. 제가 긴장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비행기 타고나서 또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는데 계속해서 사람들이 타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참았거든요. 그렇게 모든 고난을 화장실에 내려 놓은뒤, 나오는 길에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들 찍고 가는 포토존에서 제주도 여행 첫 사진을 찍었답니다. 그리고 제주도는 참 좋은게 그냥 걸어가기만 해도 사람들이 귤을 그냥 주더라고요. 귤이 너무 맛있어서 제주도에 있는 동안 잘 먹었답니다.
2. 본격 촬영 준비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나니 그제야 긴장이 풀렸어요. 좀 더 쉬고 싶었지만 할 일이 많아 다시 호텔을 나섰어요. 다음날인 웨딩촬영 날 안타깝게도 비 소식이 있어서 우산을 먼저 구매한 후 작가님과 헬퍼, 택시기사님과 저희가 먹을 간식들을 사러 이마트까지 택시 타고 갔어요. 그렇게 장바구니 가득 간식거리 사고 나왔는데 택시가 너무 안 잡히는 거예요. 카카오 택시 호출했는데 받는 택시가 하나도 없고 근처에 호텔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돌아다니는 빈 택시가 한 대도 없다는 게 좀 당황스러웠어요. 그렇게 20여분을 기다리다 카카오 택시는 결국 못 잡고 지나가는 택시를 겨우 잡아 타서 곧장 생화부케 사러 주연 플라워샵으로 갔어요. 다행히 밤에 비는 안 왔지만 저녁도 먹지 못한 채 돌아다니느라 저나 신랑이나 첫날부터 축 쳐져 버릴 뻔했어요.
3. 제주도 주연 플라워
축 쳐질 뻔하던 저희를 다시 정신 번쩍 들게 해 준 곳입니다. '주연 플라워'라는 꽃집인데 인터넷 상에서 많은 분들이 칭찬하시고 꽃 장식도 예쁘게 잘해주신다고 소문난 곳답게 화사한 꽃들과 친철한 사장님이 저희를 맞이 해주셨어요. 주연 플라워의 주소는 제주시 연문 4길 13 1층입니다. 영업시간은 매일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한다고 해요. 전화번호는 0507-1434-6482입니다.
제주에서 웨딩 촬영하신 분들이 다들 말씀하시는 게 생화부케를 꼭 하라고 하는 거예요. 실내 스튜디오와는 다르게 자연 풍경과 함께 찍다 보니 자연스러운 생화가 딱이라고들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먼저, 원하는 부케의 스타일과 색상, 꽃 등을 찾아보고 난 후 전화를 드리니 전화 예약은 안 받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날그날 나오는 꽃들도 다르고 가격도 달라서 직접 와서 보고 선택한 후 눈앞에서 바로 만들어 주신다고 하는 거예요. 사장님이 웨딩촬영 당일날 아침 일찍 와서 받아 가는 것이 꽃이 싱싱하고 색도 잘 받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저희는 렌터카도 빌리지 않은 상황이고 당일 아침은 너무 정신도 없을 거 같아 어쩔 수 없이 이 날 저녁에 만들어 가게 되었어요. 이것저것 둘러보는데 예쁜 생화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하지만 저는 제가 원하는 것들을 다 정해갔기에 제가 원하는 꽃들과 색감, 느낌 등을 정확히 말씀드렸고 그에 맞춰서 더 추가할 건 추가하고 뺄 건 빼주셔서 아주 예쁜 생화부케가 탄생했답니다.
그리고 신랑 부토니에도 두 종류 만들어주시고 제 헤어핀에도 꽃으로 장식해 예쁘게 만들어주셨어요.
그렇게 제 생화부케와 헤어핀, 신랑 부토니에 두 가지를 만들어주셨어요. 그리고 꽃들이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포장해주셨고 다음날까지 꽃이 오래가도록 영양제까지 챙겨주시는 등 여러 가지로 잘 챙겨주셨어요. 생각한 것보다 비용이 많이 나왔지만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이자 웨딩촬영에 쓸 꽃들이라 비용이 아깝지 않았어요. 덕분에 예쁘게 잘 촬영했답니다.^^
오늘은 이렇게 신혼여행 첫날이야기를 해보았어요. 비행기도 처음 타보고 부케도 처음 만들어보았는데, 무언가를 시작 하거나 처음 경험할때 처음엔 두렵고 긴장되고 떨리지만 그 후에 찾아오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은 거잖아요. 결혼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잘 몰라서 힘들고 어려웠던 웨딩과 웨딩촬영 준비 기간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행복하고 좋은 일들만 가득할 거라고 믿어요.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작지만 소소한 행복이 있는 글로 다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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