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부과 레이저도 도움이 될까?
점점 결혼 날짜는 다가오고 할 건 많고 정신없을 때 얼굴에 뾰루지가 생겨버렸어요. 웨딩촬영 들어가면 수천 장 찍을 텐데 이 뾰루지는 사라지지는 않고 점점 커지고 있어 걱정이 되었어요. 한날은 신랑도 눕혀놓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점과 기미 잡티 등이 많이 나있는 거예요.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순 없어! 라는 생각으로 피부과에 가서 레이저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보통의 피부과들은 '몇 회에 얼마' 같이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는데, 제가 예전에 다닌 피부과는 일회성 레이저 치료로 어지간한 기미, 잡티 등을 잡아줘서 고민할 필요도 없이 저랑 신랑은 토요일 하루 날 잡아서 피부과에 갔답니다. 피부 레이저라는 걸 처음 받아본 제 신랑은 꽤나 아팠나 봐요. 치료받고 나서 큰 덩치와는 다르게 눈물 찔끔한 모습이 제 눈엔 어찌나 귀엽던지.^^ 우선 마취크림을 바르고 40~50분 기다렸다가 마취가 되면 점과 기미제거를 위해 얼굴 전체 레이저 치료를 하고 비타민 에센스와 마사지팩, 콜라겐 에센스를 바르고 10분 정도 진정 후에 마치게 돼요. 그날 하루 정도는 집에 가셔서 아무것도 하지 마시고 쉬시는 게 아주 좋으실 거예요. 저는 여러 번 경험해 봐서 알지만 왜 그런지 몰랐던 신랑은 끝나고 점심 먹고 들어오자고 했다가 눈물 찔끔 흘린 후에는 얼른 집에 가자며 보채더라고요.^^ 집에 와서도 선풍기를 끼고 앉아 얼굴 따갑다며 칭얼대는 신랑 달래느라 애 좀 먹었네요.^^
저도 오랜만에 치료받으러 가서 몰랐는데, 1년 사이에 레이저 비용이 15만 원으로 올랐더라고요. 생각한 것보다 금액이 많아져서 고민할 뻔했지만 웨딩 촬영이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그냥 진행했어요. 대신 저는 원장님이 배려해주셔서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고 신랑은 레이저 15만 원과 7만 원짜리 비타민 에센스를 구입해 총 22만 원을 결제했어요.
그 후에 보정 전 웨딩사진을 받아 보았는데 확실히 피부결이나 피부톤이 확 밝아진 게, 하길 정말 잘했더라고요. 신혼여행 이후 회사에 복귀한 신랑도 사람들이 얼굴에 무슨 짓을 했길래 흰둥이가 돼서 왔냐며 궁금해했다고 해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시다면 가급적 결혼 전에 한 번 정도는 두 분이서 함께 손잡고 피부과에 가셔서 레이저 치료받아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2. 어머님의 깜짝 선물
웨딩촬영에 맞춰 신랑 신부가 반드시 챙겨 가야 하는 물품으로 신랑은 검정 구두에 흰색 와이셔츠, 검정 양말, 흰 양말(버선 대용)이고 신부도 흰 양말(버선 대용)을 준비해 가야 했어요. 신랑이 챙겨야 할 물품들은 시어머님과 신랑이 함께 보낼 시간도 필요할 것 같아서 두 분이 같이 다녀오시라고 보내드렸고, 멋진 구두와 와이셔츠, 양말 등을 사 왔더라고요. 그리고 이 날 쇼핑을 하시면서 제 원피스도 3벌이나 사주셨어요. 저는 원피스를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 보통 가장 작은 사이즈를 입는데 신랑한테도 말은 안 했었거든요. 그런데 사주신 옷들을 다 입어보니 제 사이즈에 정말 딱 맞더라고요. 정말 감동받았어요. 저희 어머님은 멋쟁이 셔서 옷 정말 잘 입으시는데, 그에 맞게 안목도 대단하시더라고요. 디자인이며 색이며 너무 마음에 들어 기쁜 마음으로 감사히 받고 신혼여행 가서도 잘 입고 다녔어요. 앞으로 있을 가족모임이나 결혼식 등 중요한 날에 입어도 좋을 정도로 고급스럽기도 하고, 입었을 때 활동하기도 무척 편해서 전 더 좋았어요. 가장 위에 보이는 회색 원피스는 신혼여행 다녀와서도 거의 교복처럼 매일 입고 다녔어요. 어머님 감사히 잘 입겠습니다!^^♡
그리고 제주도까지 가는데 커플 운동화 하나쯤은 새로 장만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흰색 운동화도 샀어요. 이런 말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신발 사주면 도망간다는 말. 저도 맹신했지만 신랑도 믿었거든요. 미신이긴 하지만 그래도 찝찝한 마음 갖고 싶지 않아 운동화는 각자 결제했답니다.
그리고 저는 전신 마사지도 받았어요. 저희 신랑이랑 같이 받고 싶었지만 시간이 맞질 않아 저만 다녀왔는데, 태어나서 이런 마사지는 처음 받아보는 거라 그런지 너무 아픈 거예요. 엎드려서 등부터 관리받는데 너무 아파서 소리도 안 나오더라고요. 등과 다리, 몸통을 받고 마지막으로 얼굴관리를 받는데 이때는 좀 괜찮고 등이 따뜻해서 잠이 솔솔 왔어요. 하지만 역시나... 다음 날 되니 등과 다리, 팔 등에 멍이 생겼어요. 저는 처음이라 잘 몰랐는데 웨딩드레스 입었을 때 잘 보일 만한 부분은 살살해 달라고 미리 말을 해야 되겠더라고요. 다행히 저는 가기 전에 멍들이 사라져서 촬영 때는 아무 지장이 없었답니다. 그래도 받고 나니 뭔가 날 위한 선물(?) 같은 느낌도 들고 좋았어요. 다음에는 신랑이랑 손잡고 같이 다녀와야겠어요.
3. 웨딩 젤 네일
살면서 웨딩 네일이라는 것도 처음 받아봤는데 너무 예뻤어요. 이 글을 쓰면서도 느꼈지만.. 제가 처음 해보는 게 무척 많네요.^^; 흠흠. 인생에 한번뿐인 웨딩촬영을 앞두고 주변 지인께서 소개해주신 네일숍에 가서 웨딩 네일을 받았답니다. 저는 웨딩 촬영 날이 일주일 정도 남은, 조금 이른 시점에 받긴 했지만 웨딩촬영 날까지도 멀쩡했고 제주도 다녀와서도 한 달 정도는 안 떨어지고 괜찮더라고요. 근래 와서 손톱도 많이 자랐고 결혼과 관련된 공식적인 행사가 다 마무리가 되어서 겸사겸사 네일숍에 가서 지우고 왔어요. 손에 뭔가 없다가 있으니 요리할 때 생각보다 불편한 점이 많더라고요. 특히나 일반 네일이 아닌 웨딩 네일이라 그랬나 봐요. 처음엔 집에서 지울까 했는데 호일과 젤 네일 전용 리무버도 사야 한다기에 그 비용이나 저 비용이나 비슷하겠다 싶어 샵에 갔는데 진짜 가길 잘한 거 같아요. 말씀드렸다시피 일반 젤 네일이 아니라 웨딩 네일이다 보니 손톱마다 큐빅과 장식품이 많이 붙어 있어 네일 사장님도 치과에서나 볼 수 있는 기계를 이용해 갈아내시더라고요. 손톱에 붙어있는 젤 네일들을 다 벗겨내고 나니 제 손톱은 상처가 가득하고 많이 약해져 있더라고요. 엄청 예쁜 건 맞지만 젤 네일은 저와는 조금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오늘로써 노웨딩의 이야기가 마무리가 되었어요.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 이번 아홉 번째 이야기까지 오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글로 적으며 이야기를 정리하다 보니 노웨딩 이라고 단순하고 간단한 것은 아니구나 싶기도 하고, 많은 경험도 했구나 라는걸 느낄 수 있었어요. 준비하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여러분들께 주저리주저리 알려드렸는데, 작지만 소소하게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그래도 저희 부부는 나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며 준비했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며, 다음에 작지만 소소한 도움이 될만한 정보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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