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과 악
우리가 이 사악한 것을 외부적인 힘 또는 단순히 인간의 본성 또는 `원죄`라고 해석하는가의 여부와 상관없이, 사악한 힘이 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생각은 상단 부분 일리가 있습니다. 전쟁, 민족 학살, 빈곤, 가난, 기근, 부의 분배에 있어서 커다란 불평등, 일종 차별주의, 성 차별주의, 절망, 마약의 남용,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는 지능적 범죄 행위, 거리에서의 폭력 범죄, 가정 내 아동 및 배우자 학대 등이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가를 고려해 보면, 악은 이 시대를 지배하는 질서인 것처럼 생각됩니다.
분명한 사실은 악의 힘은 실제하고 있고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종교에서는 악이 인간의 죄에서 나온 것이고 말하고 심리적으론 개인과 집단 의식이 결여를 지적합니다. 많은 논평가들은 가족 가치의 붕괴, 물질 만능주의,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편안함을 추구하려는 태도를 포함한 문화적 혼란 현상을 모든 악의 중요한 결정 인자라고 생각합니다.
`사탄`이란 말은 본래 적을 의미했습니다. 신학에서 사탄은 악마입니다. 우리가 악마의 옹호자가 되다라고 할 때 그 의미는 적대적이 된다는 것입니다. 사탄이든 악마든, 신화적으로 본다면, 원래는 착한 천사였지만, 불복종과 자만으로 천국에서 추방당하고, 후에 악의 화신이자 인간의 적이 된 것입니다.
어느 정도의 적대 관계가 있으면 우리 사고와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인간의 성장에 방해가 되면 악은 아주 끔찍해 집니다. 그런 요소들 중에는 인간 본성도 포함됩니다. 악마가 이 세상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인이 되기 위해 악마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인간 스스로가 충분히 악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죄를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약점을 바라볼 수 있는 겸손함이 없는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악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입니다.
`악마적인`이란 단어는 `분리해서 버리다`,`분해` 또는 `구획화하다` 등의 뜻을 가진 그리스 어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집단 의식이 파편화되어 버림으로써 나타나는 가장 악마적인 측면은 너무나 흔해서 제도화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종 차별주의, 성 차별주의, 노인 차별주의, 동성애자 혐오 등과 같은 제도화된 악들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억압과 인간성 말살이라는 두 가지 메커니즘이 나타납니다. 인간성의 특정 부분이 조직적으로 처분될 수 있는 것 또는 부적절한 것으로 간주되고, 웃음거리로 치부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완전함을 지향하는 전체 사회 모습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제도화되어 버린 사회악에 대항하여 싸우기 위해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선이라 부르는 것이 절대 다수의 사람들에게도 선으로 인정되어야 하며, 단순히 그것이 나에게 이로운 것인가? 를 따지는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황금률의 변형이 가지는 의미는 이런 것입니다. 똑 같은 과오나 경미한 실수에 대해 우리 자신의 행동에는 관대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는 엄격하게 판단하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게 되면 우리는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입니다.
2. 초점
악의 힘은 우리 눈에 드러나는 게 아니라 보다 교묘하게 나타납니다. 악 그 자체만큼이나 무서운 것은 평생 낙관적인 시각으로 사물을 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처럼 악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악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악 자체를 영속화시키는 것입니다.
냉소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악은 모든 것에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세상은, 매우 순수하고 아름다울 때조차도, 음침합니다. 그들은 모든 것에서 최악의 경우를 찾고 있으며, 긍정적이고 삶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에는 주목하지 않습니다. 절망과 냉소주의가 악마처럼 우리에게 다가올 때, 우리는 악을 영속화시킬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하게 됩니다. 비록 악마를 피할 수는 없더라도, 우리는 악마를 환영하지 않거나 그들과 결합하지 않겠다는 선택은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개인적으로 악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사회를 절망적으로 바라보는 견해는 대중 매체의 영향에 의해 더욱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악이 만들어 가는 드라마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언론은 진실에 대한 균형을 잡지 못한 채 계속 나갑니다.
신용카드를 도둑맞았을 때, 이는 통계 수치의 하나가 되고 우리가 보는 헤드라인은 범죄 기사로 도배됩니다. 그러나 계산대 위에 두고 잊어버린 신용카드를 말없이 주인에게 찾아 준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나 이런 기사는 많이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언론은 기분 좋은 뉴스를 다루지 않으려고 하고 대중들로 하여금 악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만약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면 `희소식은 무소식`처럼 들립니다. 우리는 매일 일어나는 선행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절망하고 포기하는 것은 쉽습니다. 이 세상은 너무나 악하기 때문에, 이런 세상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믿는 것도 쉬운 일입니다.
세상은 오직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단지 악하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도전은 균형 잡힌 견해를 가지고 이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으로부터 절망이 아닌 낙관주의의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세상은 보다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미국은 아동 학대가 만연했을 뿐만 아니라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무시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부모가 아이를 심하게 구타할 수 있었고, 이런 아동 학대는 범죄로 간주되지 않았습니다. 더 오래전에는 많은 아이들이 일곱 살 정도의 어린아이들이라 할지라고 강제로 공장이나 광산에서 실제로 하루 종일 일했습니다. 더더 오래전에는 아이들은 사회에서 그들 나름의 욕구와 권리를 가진 개인으로서 관심과 존중을 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서 아동 보호 노력이 놀랄 만큼 진전되었고 아동 학대를 신고하기 위한 직통 전화가 개설되었고, 이와 관련된 조사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동 학대와 아동 방치로 의심될 경우 조사가 이루어지고 우리 사회는 나이가 어리고 약자인 사회 구성원들의 이익과 복지를 애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선
20세기 이전에는 전범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포로가 된 여성과 아이들은 대개 성폭행을 당하고 노예가 되었으며, 남자 포로들은 할복(배를 가름)하는 것이 의식적인 행위였습니다. 지금도 전쟁과 전범이 만연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우리는 조금만 노력 하면 평화로울 수 있는데 왜 빈번히 다른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전범 재판소를 세워 그들을 처벌해 왔습니다. 또한 전쟁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쟁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 사회와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만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악이 난무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우리의 기준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분명합니다.
만약 사회가 전적으로 악하기만 하다면 이런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 둘은 언제나 공존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순수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타고난 거짓말쟁이, 사기꾼, 도둑 그리고 음모꾼 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이 성장을 해서 거짓말쟁이, 사기꾼, 도둑 그리고 음모꾼 등이 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인간은 악한 존재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들입니다. 서로 함께 있을 때, 사람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좋은 친구인지를 뒷받침할 만은 증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함을 당연시합니다. 편안하고 안락한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멋진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아파 봐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배가 고파 봐야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악의 존재를 인식하게 됨으로써 우리는 선의 가치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선과 악의 공존이 역설적이라면, 우리는 성실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이 역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성실함의 절정은 바로 완전함입니다. 인간으로서 완전함을 통해 우리는 해방과 찬양의 역설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성실하게 살아가야 할 소명을 받고 있습니다. 완전함을 지향하는 노력을 한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악의 힘을 인식하고 그것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선의 힘을 의식하면서 그에 대한 고마움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는 평생에 걸쳐 이루어질 선과 악의 투쟁을 기꺼이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에드먼트 버크는 우리는 선과 악, 둘 중에서 결국에 무엇이 승리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을 발견한다.
`악이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유일한 것은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