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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임신 후 남편의 역할 & 현명하게 소비하는 법

by 수호천사1009 202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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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신, 호르몬의 마법

생리 예정일에서 딱 일주일이 지나 산부인과에 가면 자궁 안에 까맣고 작은 동그라미(아기집)가 보이고 그 안에 더 작은 점(난황) 하나가 보이며 의사 선생님이 임신 5주 2일 차라고 말해줘요. 부부는 기뻐하는데 의사 선생님이 2주 뒤에 아기 심장 박동을 확인하면 더 많이 축하해 준다고 합니다.

한국 여성 5명 중 1명은 자연유산을 경험하는데 그중 70퍼센트는 임신 초기에 일어납니다. 어떻게 하면 유산하지 않을 수 있냐고 묻자 '임신 초기 유산의 가장 큰 원인은 태아의 염색체 이상이니 산모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고 해요.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고 하잖아요. 자식도 똑같아요. 일단 마음을 편하게 먹고 아기 심장이 뛰길 기다려보죠. 아이를 믿고 기다리는 게 부모의 가장 큰 덕목이 아닐까요. 그 첫 연습이라고 생각하세요.

 2주 뒤 병원에 갔고 심장 소리를 들은 후 의사 선생님이 축하해주시며 임신부 수첩과 임신확인서를 써줍니다. 김아연 님은 임신 4주 차에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네'를 느꼈고 임신 6주 차에는 입덧이 시작되어 담배 냄새, 옆에서 나는 냄새에 민감해 식욕이 떨어진다고 해요.

그리고 임신 기간에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멜라닌 색소의 생성에 관여하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겨드랑이, 유륜, Y존에 색소가 침착되고 얼굴에는 기미가 생깁니다.

감정 기복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대량 분비되면서 대뇌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이 불균형 상태가 되기 때문에 조금만 부족해도 근심 걱정이 많아집니다. 세로토닌은 우울증과 밀접환 관련이 있습니다.

임신하면 자궁 수축을 억제하기 위해 황체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이 자궁뿐 아니라 다른 장기의 근육 수축도 억제해 변비가 생깁니다.

2. 남편의 역할

변비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퇴근길에 프룬주스와 건자두, 바나나를 사주고 산부인과는 되도록 함께 가줍니다. 아내의 영양제를 챙겨주고 전화나 문자로 밥은 먹었는지, 몸은 괜찮은지 등 일상생활을 챙겨줍니다.

퇴근하면서 먹고 싶은 음식은 없는지 체크한 후 사가지고 갑니다. 한밤중이라도 아내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 있다면 사러 나가는 성의를 보입니다. 걷기는 임신 중 최고의 운동이므로 퇴근 후 혹은 주말에는 함께 산책을 나갑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아내를 위해 평소보다 더 신경 써서 말하고 출산 준비물과 아기용품은 함께 쇼핑합니다. 아내의 배가 불러오면 뭉치기 쉬운 허리, 다리, 발을 자주 마사지해 줍니다. 배에 튼살 크림을 발라주며 아기와 태담을 나눕니다.

 

임신을 준비할 땐 술도 커피도 같이 줄이고 영양제도 같이 챙겨 먹던 남편이 임신 소식을 듣자마자 이제 영양제를 그만 먹고, 술을 마셔도 되는 거냐며 좋아하는데 그 모습을 보자니 기분이 묘해집니다. 똑같이 준비해 똑같이 부모가 되는 줄 알았는데 임신 확인과 동시에 모든 짐이 아내에게만 옮겨온 느낌이라 시쳇말로 독박을 쓴 것 같다는데 저도 이 부분을 읽고는 뭔가 기분이 씁쓸했어요. 여자는 이제 시작인데 남편은 할 일 다 했다는 듯이 홀가분해하면.. 저라도 야속한 기분이 들 것 같았어요.

많은 임산부들이 이런 점을 느꼈다는데 이걸 혼자 미워하지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배 속 아기에게도 나에게도 좋지 않으니 솔직하게 남편한테 얘기하는 게 좋습니다.

 

우선 입덧에 대한 얘기부터 하면 '냄새덧'이라고 음식 냄새만 맡아도 속이 편치 않으니 제대로 먹을 수가 없고 먹지 못하니 기운이 없고 예민해지고 이게 악순환입니다. 심할 때는 숨냄새에도 토할 것 같다고 해요. 이건 '잔뜩 술을 마시고 숙취에 시달리는 다음날 시내버스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느낌' 이라고 해요. 바로 이런 느낌이 한 달 이상 가는 거라고 하는데 너무 끔찍했어요.

속이 비면 구역질이 나서 수시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 '먹덧', 먹기만 하면 토하는 '토덧', 본인 침을 삼키면 구역질이 나 수시로 침을 뱉거나 흘리는 '침덧', 양치하면 헛구역질하는 '양치덧'도 있다고 해요. 더 힘든 건 한 종류만 하는 게 아니라 두세 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거예요.

토덧이 한창일 때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빈속이면 구역질이 올라와 무향무취의 크래커를 두고 수시로 먹었다고 해요. 입덧이 더 괴로웠던 이유는 주위의 반응이었다고 해요.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주변에서는 '엄마가 되기 위한 과정이니 참아라' 라고만 하고 힘들다고 하면 '엄마가 될 사람이 그 정도도 못 참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다그침이 있었다고 해요. 마치 입덧도 기쁘게 받아들여야 좋은 엄마인 것 같아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먹는 족족 토하면서도 해결할 방법을 찾기보다 어서 지나가만 바랬다고 해요.

정기검진을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체중이 많이 줄었다며 수액과 구토억제제를 처방해 주며 입덧도 관리와 치료의 대상이니 마냥 참지 말고 병원에 오라고 하셨어. 실제로 입덧은 체중 감소, 전해질 불균형 등 임신 합병증을 유발해 산모의 건강을 해치고, 미숙아 출산의 위험도를 높인다고 해요.

입덧하는 동안 집에서는 거의 누워만 있었어. 임신 전에는 아내가 가사의 삼분의 이 이상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수가 없었어. 남편이 '집안일 재점검'의 목표를 잡고 집안일을 합리적으로 해서 효율성을 높이기로 해요.

집안일 중 꼭 해야 하는 것, 빈도를 줄여도 되는 것, 사람이 해야 할 것과 기계가 해도 되는 것,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면 꼭 우리의 손이어야 하는 것 등의 기준을 세우고 점검에 들어갔어.

단, 조건이 있었어. 같이 재점검을 하기로 했으니 적어도 세 번 이상은 같이 해본 뒤 논의하기. 집안일 점검은 남편이 주도해서 요리하고, 청소하고, 빨래를 했다고 해요. 야채볶음밥을 하면서도 모든 야채를 한 번에 넣고 볶는데 맛은 비슷하면서 시간은 20분이나 절약하고 빨래도 청소도 이렇게 하면서 가사의 완성도보다 효율성을 따져 가사일이 줄어들었다고 해요.

 

신기한 건 집안일이 줄어든 만큼 부부싸움도 줄었다는 거야. 거의 모든 부부들이 '이건 이렇게 해야지', '아냐. 그렇게 하면 안 돼' 라고 말하며 상대의 행동을 교정하거나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을 '문지기 행동' 이라고 하는데 이런 문지기 행동은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저도 이 부분을 읽고 많이 공감됐어요. 각자가 살아온 방식과 습관이 다르다 보니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맞아' 또는 자기가 원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경우 화를 낸다거니 삐지거나 상대방한테 우린 안 맞다느니, 그 집안의 어른들 얘기까지 하다 보면 항상 싸움이 되고.. 저희도 그랬어요. 이렇게 하다 보면 점점 집안일이 하기 싫어지고 멀어지고 그러다 보면 항상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저 표를 보고 부부가 함께 가사를 잘 조율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팥은 차가운 성질의 음식이라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보다는 이뇨작용을 촉진해 체액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니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율무는 포만감을 많이 주는 곡물이라 식욕이 저하될 수 있으니 입덧으로 입맛이 없을 때는 피하자. 라는 근거로 남편분이 아내분을 많이 안심을 시켜주고 아내분도 가급적 모든 걸 공유하는 습관은 임신했을 때부터 아이를 키우는 동안 도움이 됩니다. 세상에 100명의 아이가 있으면 100개의 육아법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육아는 정답이 없다는 이야기고 내 아이와 우리 가족에게 맞는 육아법은 모두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조언하고 참견하기 쉬운 게 육아입니다. '내가 해봤더니 그게 아니고~' 할 말이 많거든. 초보 부모 입장에서는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고, 아이에게 이것도 해주고 싶고 저것도 해주고 싶어져. 그럴 때 남편한테 '이렇대~'라고 얘기하면 '정말 그럴까?' 라며 객관적인 태도로 받아쳐주니 뿌리까지 흔들리진 않을 수 있었어.

 

3. 현명하게 소비하는 법 익히기

나는 지금 당장 내 몸의 변화, 배 속의 아기가 걱정이었지만 반대로 남편은 아기가 태어난 뒤를 많이 생각했어. 임신을 계획하며 경제적인 부분을 고민했는데도 막상 임신을 하니 또 느낌이 다르다는 거야. 산전 검사에 임신 후 정기적인 산전검진에 1차, 2차 기형아 검사와 정밀초음파 검사, 출산 비용과 산후조리원 비용을 더하면 두세 달 치 월급을 웃돌지.

태어나면 끝인가? 진짜 시작이지. 기저귀에 분윳값도 만만치 않아. 조금 더 자라면 교육비에 더 자라면 학자금까지... 남편은 가끔 선배 부모들이 퇴근하며 '오늘도 기저귓값은 벌었다'라고 하는 말이 우스갯소린 줄 알았는데 어느 날부터는 서글프게 들렸다고 하더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7년에 연평균 성장률을 감안한 추정치가 나왔는데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가 태어나 대학 졸업까지 드는 총 양육비는 평균 4억 원이 넘었어. 지금이 2023년이니까 한 아이를 키우는데 5억은 들 것 같았어요. 저도 돈이 많이 들것이다 생각만 했지 이렇게 5억 정도라고 하니까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거기에 대부분이 아이를 낳을 때쯤이면 남편 혼자 돈을 벌고 있으니.. 부양가족이 늘어 지출이 늘었는데 수입은 그대로니.. 남편은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남편에게 경제적인 부담감을 혼자 떠안으려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어. 더 많이 벌려고 하는 대신 현명하게 지출하자고.

'돈이 많이 든다고 겁내지 말고, 돈 앞에 너무 쩔쩔매지 말고, 그렇다고 헤프게 쓰지도 말고 의미 있게 돈을 쓰고 있는지 점검하라'는 말씀은 그대로 우리 부부의 경제관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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