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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산후조리법& 출산휴가& 만삭 사진

by 수호천사1009 2023.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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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산후조리법

이제 산후조리를 어떻게 할지도 고민해봐야 해. 크게는 산후조리원에 들어가거나 집에서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받거나 부모님께 부탁하는 경우로 나뉘는 것 같아. 나는 두 아이의 엄마이다 보니 산후조리도 두 번 하며 이 세 가지 방법을 모두 경험했어.

첫째를 임신했을 때는 사실 큰 고민을 하지 않았어. 출산 후 회복까지 얼마나 걸릴질 가늠이 되지 않았고, 혼자 아이를 돌볼 자신도 없었거든. 산후조리원에 들어가면 신생아실에서 아이를 돌봐주시니 아이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산모의 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모유 수유, 아기 목욕시키기 등 신생아를 돌보는 법도 가르쳐주시니 조금씩 익혀서 퇴소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지.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남편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게 걸렸는데 많은 산후조리원이 낮에는 남편의 방문을 제한하지 않고 잠도 같이 잘 수 있어. 남편이 오가야 하니 집 근처의 조리원을 알아보고 예약했어.

아이를 낳고 퇴원한 뒤 산후조리원에 들어갔는데 좋았어. 병원에서는 모유 수유를 할 시간이 되면 내가 모유 수유실로 가야 했는데 산후조리원은 시간에 맞춰 아이를 방으로 데려오시더라. 젖 물리는 법부터 아이를 안정적으로 안으면서 어깨와 목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세까지. 수유하는 내내 옆에서 지도해 주셨어. 내 몸 상태를 살펴 유방 마사지나 전신 마사지도 받을 수 있었고 말이야.

그런데 하루이틀 지나니 답답하더라. 낯가림이 있어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선호하지 않는데 단체 프로그램도 적지 않았어. 나는 회복에 전념하면서 정보성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지.

퇴소일이 다가올수록 '내가 이 아기를 잘 돌볼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졌어.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익히면 무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아기를 안는 자세가 여전히 엉거주춤했거든. 수시로 우는 아기를 달래고 목욕시키는 걸 지켜보며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감탄하면서도 '이곳을 나가면 모두 내가 할 일이네' 눈앞이 깜깜해졌지.

그래서 퇴소 후 집으로 가려던 계획을 친정에 들어가는 것으로 바꿨어. 집에 가면 그렇지 않아도 육아가 서툰데 살림까지 해야 하지만 친정에 가면 부모님이 도와주실 테니 생각만으로도 든든했어.

그렇게 친정으로 향했지. 부모님은 예상대로 따뜻하게 돌봐주셨어. 말 그대로 살림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게 하셨지. 솔직히 말하면 엄마는 우리 삼 남매를 키우셨으니 '육아의 달인'일 줄 알았거든. 우는 아이 달래는 것쯤은 일도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친정에 간 날, 현관에서 기다리던 엄마가 아기를 엉거주춤한 자세로 받는 거야! 엄마도 당황했는지 '너희들 키운 지 30년이 지나니 어떻게 안았는지 기억이 안 나네'라고 하시더라. 기저귀 가는 것도, 옷 갈아입히는 것도 엄마나 나나 도찐개찐이었어.

또 하나 생각지 못한 변수는 남편이었어. 친정이 남편의 직장과 멀기도 하고 친정에서 도움을 받는데 남편까지 같이 가면 부모님이 더 힘드실까봐 나와 아기만 친정에 갔거든. 남편은 주말에만 오고 말이야.

친정에서 한 달을 지내는 동안 나는 아이와 씨름을 하며 '왕초보'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주말에만 아기를 만나는 남편은 왕초보에 머물렀지. 어느 순간부터는 육아에 조금은 익숙해진 내 눈에 왕초보인 남편이 미덥지 않더라.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지 않았고 우리 둘 사이의 '육아 갭'은 점점 벌어지고 말았어.

첫째를 낳고 산후조리원과 친정에서 조리하며 장단점을 알게 됐지. 그래서 둘째를 낳고는 집에서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 산후조리원과 비교해 보니 조리원에 2주 머물 비용이면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4주나 받을 수 있었지.

그래서 후자를 택했어. 첫째를 낳고 산후조리원과 친정에 갔다가 우리 집으로 돌아왔을 땐 무언가 새로 시작해야 하는 느낌이었거든. 친정에 한 달간 머무르며 수유를 어떻게 할 때가 더 편한지, 기저귀 함을 어디에 둘 때가 덜 움직일 수 있는지 등 나와 아기에게 맞는 육아 환경을 겨우 찾았는데 우리 집으로 돌아오니 그 과정을 다시 한 번 해야 하더라.

산후조리원에서는 아기를 잘 돌봐주셔서 편했지만 내가 아기를 돌보기보다는 조리원에서 아기를 돌보는 것을 지켜보는 시간이 더 많았어. 관찰자의 입장에 있을 때가 많았지. 그러다 보니 퇴소할 때 육아가 더 겁이 났고, 집에서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면 두 가지 아쉬움을 모두 해결할 수 있겠더라. 우리 집으로 산후도우미가 오시니 처음부터 최적화된 육아 환경을 찾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내가 놓치는 걸 전문가인 산후도우미가 보완해 주실 수도 있어. 산후도우미는 나와 아이를 일대일로 돌봐주시니 그 점에서도 강점이 있었고 말이야. 남편도 퇴근 후에 아이와 같이 있을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육아 참여도가 높아졌어.

반면 산후조리원은 소아과와 연계되어 하루에 한 번 아기 상태를 살펴주셨는데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면서는 그게 되지 않아 아쉬웠어. 산후도우미가 살림까지 도와지시지만 아무래도 '내 집, 내 살림'이다 보니 신경이 쓰이더라. 산후도우미께서 말리셔도 '이것만 제가 할게요'라고 할 때가 많았어. 또 아무래도 일대일 보살핌을 받는 만큼 산후도우미와 나, 남편과의 궁합도 중요해. 마음이 맞지 않으면 산후조리 기간 내내 힘들 수 있어.

 

2. 출산휴가.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우리나라는 근로기준법으로 임신 중인 여성에게 90일(다태아의 경우 12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보장하고 있어. 출산 '전후'휴가인 만큼 출산 전 또는 후에 사용할 수 있는데 출산 후 최소 45일(다태아의 경우 60일)을 연속해 써야 하지.

즉 출산전후휴가를 가장 빨리 쓴다면 예정일로부터 44일 전부터, 가장 늦게 쓴다면 출산 당일부터 쓸 수 있어.

우리나라 산모 중 38퍼센트는 예정일보다 일주일 앞서 출산했대. 예정일에 출산한 경우는 5퍼센트에 불가했고 일주일 정도 늦은 경우는 25 퍼센트 였다더라. 초산과 경산이 다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두 경우의 출산일은 평균 1.4일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어.

미국 노트르담 대학교 연구진이 남성 298명을 대상으로, 자녀가 태어나고 이틀간 남성성을 대표하는 호르모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한 적이 있어. 출산 직후에 아기를 안고 있던 남성들의 타액 샘플로 수치를 측정했고 4개월 후속 조사를 했지. 연구 결과, 출산 직후 아기를 안고 접촉한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했어. 아기와 접촉한 시간과 횟수가 많을수록 호르몬 수치 변화가 컸고 장기적으로는 아빠가 육아에 얼마나 참여하는지에 영향을 줬지.

남편에게도 아빠로서 첫 시작이 중요하다는 뜻이야. 남편이 아빠로 성장하는 데도 도움이 됐고, 신생아를 돌보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인지를 체감하는 데도 도움이 됐어.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됐지. 언젠가 남편이 그랬거든. '둘째를 돌보며 허둥대는 당신을 보고 있으니 엄마라고 처음부터 능수능란하게 아기를 돌보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 허둥대고 실수해 가며 조금씩 성장한 거였구나 싶었지. 나는 당신이 있으니 육아에서 한발 빼고 있었던 게 사실이거든. 아빠로 성장하려면 부족하더라도 뭐든 적극적으로 해보는 게 중요하겠더라. 이제부터라도 노력할게.' 다른 부부들도 비슷한 경험과 아쉬움이 있었나 봐. 2019년 10월부터는 배우자 출산휴가가 유급 10일로 확대되었으니 말이야.

2023년 기준 법적으로 휴식기 10일을 지원하고 최고 5일은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신청해서 지급받을 수 있어. 대신 모든 배우자가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역시나 지원 대상이어야 신청 가능해. 지원 대상 기업에서 근무하는 자여야 하고 출산 이후 180일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어야 지원받을 수 있어. 최초 5일에 대해서 통상임금 401,901원의 상한액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이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3. 임신 9개월 추억 남기기

둥그렇게 나온 배는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었지만 전신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갔어. 매일 생애 최고 체중을 갱신하고, 손과 발은 수영장에 몇 시간은 있다 나온 사람처럼 퉁퉁 부어 있는 모습이 썩 아름답진 않았거든. 거울을 보며 '아, 예쁘다' 보다는 '아기가 태어나면 예전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라는 걱정부터 들었는데 사진을 찍고 싶을 리가 없잖아. 그런 이유로 남편에게 만삭사진을 찍고 싶지 않다고 했어.

남편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임신 전에는 임신 전의 모습대로 예뻤고, 지금은 지금대로 예쁘다'라고 하더라. 괜히 위로하지 말라고 했더니 진심이래. 그리고 '예뻐서 찍는다기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찍고 싶다'라고 덧붙이는 거야. 아이가 자라 온 식구가 둘러앉아 함께 사진을 보는 상상을 해봤어. '엄마 배 속에 잇는 아이가 나야?' 물을 것 같았지. 아이가 '우리 엄마 나 임신했을 때 이랬구나'하고 사진을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 흐뭇할 것 같더라. 그래서 마음을 돌려 만삭사진을 찍기로 했어.

마침 임신 9개월은 '후기 입덧'증상도 사라지는 시기이자 막달을 앞두고 아기의 체중이 부쩍 늘기 전이라 사진 찍기 좋았어.

그러면서 집에서 잘 쓰지 않는 물건과 옷장도 정리했어. 아기를 돌보려면 편한 옷도 중요하지만 옷의 소재도 중요하니까. 면 재질의 부드럽고 밝은 색상인 옷은 꺼내고 장신구가 달려 있거나 거친 옷은 당분간 입을 일이 없을 테니 깊숙이 넣어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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