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파스로 가는 힘든 여정
4회에 이어 5회의 시작은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입니다.
무근본, 무계획, 무걱정의 세 남자는 티티카카 호수를 방문합니다. 티티카카 호수는 해발 고도 3,810m로, 지구상에서 배가 다닐 수 있는 호수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영상으로 보는데도 너무 예뻤어요. 세 남자는 호수를 건너가야 해서 다들 차에서 내려요. 빈 차만 배에 실어서 느리게 가고 하차한 사람들은 쾌속선을 타고 가요. 가는데 물도 너무 깨끗하고 풍경이 너무 예뻐서 저도 한 번 가보고 싶었어요. 거침없는 기안님은 티티카카의 맑은 물을 떠먹는 기행을 보여줍니다. 역시!
남미의 변기는 말발굽 모양으로 된 뚜껑이 없고 본체만 있다고 해요. 커버가 없어 시언 님은 스쿼트 자세로 볼일을 봤고, 어떤 사람은 올라가서 보고 또 어떤 사람은 보고 그냥 나가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이런 점을 보면 또 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화장실 이야기와는 다르게 가는 동안 보이는 풍경들은 아주 이국적이었어요. 건물에 창문도 없는 특이한 점과 조금 더 가다 보면 볼 수 있는 도심 속 만년설이요.
그리고 세 시간 정도를 달려 수도인 라파스가 보이는데 엄청 신기했어요. 일상생활에서 만년설을 매일 볼 수 있다는 점이 자연과 공조하며 사는 거 같아 좋아 보였어요. 라파스는 볼리비아 여행이 시작되는 행정 수도로 해발 고도 3,640m에 자리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도이며 하늘의 별과 가장 가까운 수도라고도 불린답니다.
이런 높은 지대에 이런 큰 도시가 있다는 것도 너무 신기한데 케이블카가 마치 우리나라의 지하철처럼 다양한 노선으로 도심을 이어준다는 점도 특이했어요. 우리나라에선 케이블카가 관광지 위주로 설치되어 있지만 이곳에서는 흔한 대중교통으로 애용되고 있다고 해요. 출퇴근도 케이블카로 하며 심지어 차를 타는 것보다 더 빠르다고 하는데 기안님과 일행이 탄 버스는 아주 많이 느리게 엉금엉금 가고 있어요.
자연의 풍경과 반대로 길에는 흔한 신호등조차 별로 없고 차선도 없는 데다 길도 좁아서 도로사정이 매우 안 좋아 보였어요. 지난 사고로 아래턱을 잃은(?) 버스도 보이고 또 하나의 대중교통인 승합차도 잇몸(?)이 나갔어요.
사진에 보이는 잇몸 나간 승합차가 바로 콜렉티보라고 해서 같은 행선지로 향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태워주는 볼리비아의 대중교통이라고 해요.
가는 동안 매연도 심하고 여기저기 빵빵 거리는 소리가 너무 심해 너무 시끄러웠어요. 기사님들이 다 화가 나있고 한쪽 손이 항상 밖으로 나와있어 언제든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해요.
차들도 엉망으로 다니고 있고 너무 위험해 보였어요. 수도인 만큼 최소한 차선과 신호등만큼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양보란 없고 살짝 접촉사고가 나도 그냥 간다고 해요. 조금 가다 보니 신호등이 있긴 한데 곧 떨어질 거 같았어요. 여긴 운전자들이 오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하는데 여기저기 빵 거리는 소리 때문에 영상을 보면서도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아요.
볼리비아가 2020년 기준 -8%대 경제 성장률을 보였고, 1인당 GDP는 대한민국의 1/10 수준이라고 해요.
일행이 탄 버스는 버스터미널을 5km 남짓 남기고 멈춰 서요. 답답한지 다른 차에 있는 기사님들도 내리고 기안님이 교통 너무 노답이라고 유리창 깨고서라도 내리고 싶다고 해요. 시언 님도 고향이 부산이라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데 그런 교통 체증은 살면서 본 적이 없다고 욕을 하는데 너무 웃겼어요. 관광으로 잠깐만 가도 이렇게 답답한데 진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진짜 어떻게 살아가는지 정말 궁금했어요. 결국 한 곳에 30~40분 묶여있다 몇몇 승객들은 하차를 하게 됩니다. 우리 세 남자들도 참다못해 내리게 돼요. 7시간 걸릴 거라 예상했지만 10시간이 넘어서도 도착을 못했다니....
여기서 지난번에 빠니보틀님의 꿀팁이 실행됩니다. 버스에 탈 때 빠니보틀님 짐을 마지막에 싣자고 했었는데, 이렇게 중간에 하차하게 되면서 본인들의 짐을 빠르게 챙길 수가 있었던 거죠. 역시 여행가 다웠어요.
교통체증의 원인은 맨 앞의 교차로였어요. 좁은 길에 여러 대의 차가 엉키고 엉켜서 만들어진 지옥의 교통체증. 매연은 기본에 버려진 자동차까지 있는데 한두 대가 아닌 그 방치된 자동차들 때문에 가뜩이나 길이 좁은데 더 막히는 거였어요. 이런 오래된 차들은 견인을 하면 조금 나을 거 같은데 아무도 안 치운다는 사실이 좀 놀라웠어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평지가 많았는데 이런 높고 가파른 산등성이에 형성된 라파스 도시가 좀 안타까웠어요. 저는 전쟁을 피해서 이런 험난한 곳에 도시를 세운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대규모 은광이 발견되어 라파스를 비롯한 여러 도시가 발달한 거였다고 하더라고요.
가는 동안 기안님이 라파스 시장님께 꿀팁을 드리는데 만년설이 있는 산들이 있어 올라갈 때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게 하고 내려올 때는 스키장처럼 만들어서 출근은 리프트 타고 하고 퇴근은 스키 타고 하면 교통 체증이 해소되고 전 세계 스키인들이 몰려와서 관광 산업 활성화까지 될 거라는 획기적인 꿀팁을 줍니다.ㅋㅋㅋㅋㅋ
한참을 걸어도 화장실이 안 보이는데 드디어 시언 님이 주유소를 발견해요. 우리나라에는 주유소에 항상 화장실이 있는데 여긴 가리키는 곳에 가니 화장실이 없어 다시 번화가로 걸어가요. 화장실만 네 시간 참은 시언 님을 위해 가는 도중 빵집에서 빵을 사고 화장실을 사용해요.
2. 각방 제안? 각자 여행?
근처 2성급 호텔로 갔는데 기안님이 한 방에 '30'명이 한방에 묵을 거고 세탁까지 요구하자 직원이 안된다고 해서 다른 곳으로 가요. 번화가 쪽으로 걸어가는데 마녀 시장이 보였어요.
마녀 시장은 주술사들이 점치는 데 사용하는 재료들을 파는 시장이라고 해요. 말린 라마가 있고 라마 태아가 있는데 새집 지을 때 마당에 묻으면 행운을 준다고 믿는다고 해요. 우리한테는 좀 놀라운 문화인데 우리나라의 고사와 비슷하다고 해요. 우리나라의 돼지머리와 비슷한 미신 그런 느낌이라고 해요.
숙소가 더 급한 세 남자는 유명한 마녀 시장은 제대로 보지 않고 근처 호텔에 들어가 이번엔 빠니보틀님이 제대로 된 인원과 세탁 가능 여부를 물어보고 방을 둘러봐요. 방이 그런대로 괜찮자 전날 밤 빠니보틀님의 코 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잔 시언 님과 이번만큼은 편하게 쉬고 싶은 기안님의 제안으로 오늘 밤은 각자 자기로 해요.
오후 6시. 라파스 시내를 구경하다 볼리비아 맥주 6캔을 구매한 그들은 과일을 사러 가는데 한국에선 비싼 애플 망고가 여기선 길바닥에서 팔더라고요. 애플망고 4개와 바나나 1 다발을 구매합니다. 숙소에 와서 애플망고를 먹는데 일조량은 좋은데 비가 많이 안 와 진짜 맛있다고 해요. 햇빛을 많이 받아 엄청 달고 맛있다고 하니 이건 먹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기안 님 혼자 밖으로 나와 헬스장으로 가요. 일일 헬스권으로 남미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죠. 개인적으로는 마녀 시장 구경을 좀 더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기안님 운동하는 건 별로 궁금하지 않... 그러는 동안 빠니보틀님은 역시나 코를 골며 자고 시언 님은 아내분한테 전화해 바깥 풍경을 보여주면서 달달하게 통화하는데 제가 다 흐뭇했어요.
밤 10시에 다 같이 만나서 내일 일정에 대해서 얘기해요. 빠니보틀님은 내일 데스로드에 가보고 싶다고 해요. 데스로드는 볼리비아 라파스와 융가스 지방을 잇는 악명 높은 비포장도로로, 과거에는 차량 사고가 많아 `죽음의 도로`라고 불렸지만 현재는 신작로가 생겨 관광 코스로 활용되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촐리타 레슬링이라고 여성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펼치는 볼리비아 고유의 레슬링 경기도 보고 싶고 캠핑장도 가보고 싶다고 하죠. 그리고 달의 계곡 또한 가고 싶다고 해요. 달의 계곡은 달의 표면을 닮아 붙은 이름으로 독특한 지형이 특징이라고 해요.
이 영상을 보고 있던 기안님도 저런 곳이 있었냐며 놀라고 있는데 왜 저런 좋은 명소는 안 가고 한국에도 있는 헬스장 가서 운동하냐고 촬영팀도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볼리비아에 가서 명소를 직접 찍어오고 싶어 하지 헬스장 운동하는 거 찍는 바람에 저 좋은 영상 다 돈 주고 샀다고 뼈 때리는 말을 하니 기안님도 멋쩍어해요. 저도 동감! ㅋㅋㅋ
기안님은 오늘 막힌 삼거리에 가서 교통정리 좀 도와주고 싶다고 하자 제대로 빡친 시언 님이 한국에 와서도 똑같은 표정을 짓는 게 너무 웃겼어요. 시언 님은 남미 소고기는 꼭 먹어야 한다고 하자 빠니보틀님이 그러면 캠핑장 가자고 하죠. 기안님은 캠핑은 한국 가서도 할 수 있다고 한참을 얘기한 끝에 서로 원하는 바가 달라 내일은 찢어져서 여행하기로 하는데, 제가 봤을 때도 이런 점이 필요했어요.
3. 혼자 떠나는 여행
라파스에서의 둘째 날 아침 새벽 6시 30분, 자고 있는 기안님 방을 제작진이 문이 부서져라 두들깁니다. 상황을 보니 지금 숙소에서 1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위대가 올라오고 있는데 이 속도면 8시쯤에는 숙소 앞이 완전히 봉쇄될 거 같다고 말하며 최대한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고 해요.
이런 건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라 저도 보면서 많이 놀랬던 장면이에요. 실제로 뉴스에서도 나왔는데, 금에 대한 정부의 세금 계획에 반대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는 볼리비아 광부들이라고 해요.
잠도 덜 깬 채로 옷을 입고 라파스 꼭대기 라 쿰브레로 일단 모여서 정비하기로 하고 25KM를 이동하는데 시위대로 인해 차가 너무 막혀 어제와 같이 겨우 2KM 이동한 후 결국 기안님이 걸어가요. 사거리에 신호등을 만들던가 라고 하는데 저도 너무 공감됐고 그 와중에 또 도로 공사를 하는 모습이 갑갑하면서 정말 첩첩산중이었어요.
이제 혼자 여행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봐야겠죠. 기안님은 초등학교 때 일본의 한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현지인 집에서 일주일 묵고 오는 경험이 너무 부러웠다고 해요. 그리고 살아오면서 점점 마음의 문을 너무 닫고 살아 순수함을 잃어버린 자신을 돌이켜 보며,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 페루 현지인들을 만나 현지인들과 최대한 많이 접촉해 그들의 순수함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고 해요. 그렇게 다시 차를 타고 빠져나오는데 두 시간 정도 걸렸다고 하는데 정말 힘들어 보였어요.
무사히 라 쿰브레 꼭대기에 도착하니 11시 2분이 되었어요. 분명 호텔에서 오전 7시에 출발했는데 25KM 가는데 4시간 걸린 거죠. 성격 급한 사람은 여기 오면 힘들다고 미리 친절하게 경고도 해줍니다. 제작진이 준비해 준 도시락을 땅바닥에서 먹으며 시언 님한테 전화하는데 그는 안 받죠.
호텔에서는 잘 자고 일어난 빠니보틀님이 여유롭게 조식과 마테차를 따르는데 마테차는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하며 고산병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해요. 시언 님과 빠니보틀님은 먹거리를 사서 캠핑장 가서 맛있는 거 먹는 게 계획이라고 해요. 가는 동안 시언 님도 기안님이 없으니까 이제야 자신한테도 자유가 온 거 같다며 활짝 웃는데 그 모습도 너무 웃겼어요. 기안님과 시언 님 같이 있으면 톰과 제리처럼 항상 투닥거리면서도 챙겨주고 없으면 또 보고 싶고 뭔가 애증의 관계 같아요.
한편 기안님이 현지인 친구를 만나기 위해 계속해서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터널을 진입해도 전등 하나 없이 완전 깜깜하고 도로도 점점 좁아지는 데다 양옆으로 낭떠러지라 보는 동안 좀 무서웠어요. 뒤에선 계속 다른 차량이 추월해 가고 도로 한복판엔 산사태가 일어나 길이 막혀있는 등 정말 공포스러웠어요.
이제 데스로드가 보입니다. 보니까 진짜 더 무서웠어요. 안전장치 하나 없이 낭떠러지와 맞닿은 도로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던 죽음의 길이라고 해요. 중간중간 십자가가 있어 더 무서웠어요. 길을 가다 묘비가 있어 그 밑을 보는데 이건 산이 아니고 절벽이라 떨어지면 답이 없다고 하는데 어후... 나는 못 가요...
빠니보틀님과 시언 님은 숙소에서 케이블카 정류소까지 17분을 걸어가는데 시언 님이 또 화장실이 급해져서 근처 화장실을 이용하게 되는데 화장실이 3층에 있어서 좀 웃겼어요.
볼일을 마친 그들은 케이블 카를 타러 갑니다. 블루에서 그린 라인으로 환승하고 아래를 보는데 너무 멋진 풍경이었어요.
다시 기안님의 모습이 나와요. 도착한 장소에서 내리니 한쪽 편에 집라인이 보이고 누군가가 집라인을 타고 오고 있었어요. 드디어 만나게 된 그토록 바라던 현지인! 첫 만남부터 뭔가 강렬해 잊혀지지 않을 거 같아요.
다음 6회에서는 강렬하게 등장하는 순수한 현지인과의 이야기, 캠핑장에서 벌어지는 소동 등 신기하면서 웃기고, 또 놀랄만한 이야기들이 있으니 잘 정리해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7회 줄거리 (1) | 2023.02.28 |
---|---|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6회 줄거리 (0) | 2023.02.27 |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4회 줄거리 (0) | 2023.02.22 |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3회 줄거리 (0) | 2023.02.20 |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2회 줄거리 (0) | 2023.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