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

돈의 심리학 <돈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 몇 가지>

by 수호천사1009 2024. 8. 30.
반응형

우리는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대단하다. 아직까지 이 책을 읽고 있다니! 이제 그동안 우리가 배운 몇 가지를 묶어볼 시간이다. 이번 장은 총정리와도 같다. 여러분이 더 나은 금융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실천 가능한 교훈을 살펴볼 것이다.

먼저 들려줄 이야기가 하나 있다. 치과 예약을 잡았다가 아주 끔찍한 결과를 낳은 에피소드다. 돈에 관해 조언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이 사례를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클래런스 휴스 Clarence Hughes가 치과에 간 것은 1931년이었다. 그는 입안에 방사통증이 있었다. 의사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클래런스에게 대충 마취를 했다. 몇 시간 후 클래런스가 깨어보니 치아가 16개 사라지고 편도선은 제거되어 있었다. 모든 게 엇나갔다. 일주일 후 클래런스는 수술 후유증으로 숨졌다.

클래런스의 아내는 치과의사를 고소했다. 그러나 고소 이유는 수술이 잘못되었다는 사유가 아니었다. 1931년에는 모든 수술이 죽을 위험을 각오한 것이었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클래런스는 애초에 그런 시술 내용에 동의한 적이 없고, 만약 의사가 클래런스의 의향을 물어봤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사건은 여러 법정을 전전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1931년 당시에는 의사와 환자 사이의 동의 여부가 그렇게 이분법적이지 않았다. 한 법정은 의사에게는 최선의 의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그런 자유가 없다면 우리는 과학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역사의 대부분 기간 동안 의사가 할 일은 환자를 고치는 것이고, 환자가 의사의 치료 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게 의료 윤리였다. 이런 철학에 대해 제이 카츠 Jay Katz 박사는 <의사와 환자 사이 침묵의 세상 The Silent World Between Doctor and Patient)에 다음과 같이 썼다.

의사들은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환자의 신체적, 정서적 욕구를 살필 의무가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의사결정을 내려 야 할 때는 환자와 상의하지 않고 독단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환자가 의사결정의 짐을 의사와 공유할 자격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결코 의료 윤리의 일부가 아니었다.

이는 자존심이나 악의가 아니었다. 두 가지를 믿었기 때문이 었다. 첫째, 모든 환자는 병이 낫기를 원한다. 둘째, 환자를 낫게 하는 보편적이고 옳은 방법이 있다. 이 두 가지를 믿는다면 치료 계획에 대해 환자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의료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지난 50년간 의과대학들은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쪽으로 미묘하게 교수법을 바꾸었다. 즉 치료 계획의 여러 옵션을 펼쳐놓고 환자가 최선의 길을 결정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런 트렌드를 이끌었던 것 중에는 환자 보호와 관련된 법률도 있고, 큰 영향력을 발휘한 카츠의 책도 역할을 했다. 카츠는 책을 통해 의료적 가치에 대해 환자는 의사와 아주 다른 관점을 가질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데 환자의 믿음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썼다.

의사가 자신의 의학 기술과 과학적 지식을 펼칠 때 순전히 그의 선한 의도, 그리고 무엇이 옳은 일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그 의 능력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위험한 난센스다. (중략)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의료는 복합적인 직업이며, 의사와 환자의 상호작용 역시 복합적이다.

이 마지막 줄이 중요하다. '의료는 복합적인 직업이며, 의사와 환자의 상호작용 역시 복합적이다.'

이와 비슷한 직업이 또 있다. 바로 재무 상담이다. 당신 돈을 가지고 어떻게 하라고 나는 말해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 언제 그것을 원하는지 모른다. 왜 원하는지 모른다. 따라서 나는 당신 돈을 가지고 어떻게 하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클래런스 휴스를 치료했던 치과의사처럼 당신을 대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의사나 치과의사가 쓸모없는 존재가 아닌 것은 분명 하다. 그들에게는 지식이 있다. 그들은 확률을 안다. 그들은 뭐가 주로 효과가 있는지 안다. 비록 환자가 어떤 치료법이 자신에게 꼭 맞을지 의사와는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재무 상담가도 마찬가지다. 돈에는 보편적인 진실이 있다. 비록 사람들이 그 진실을 자신의 재무 상황에 어떻게 활용할지, 재무 상담가와는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 점을 미리 경고해두고, 여러분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몇 가지를 살펴보겠다.

일이 잘 풀릴 때는 겸손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일이 잘못될 때는 용서와 연민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좋은 경우도, 나쁜 경우도 결코 없다. 세상은 크고 복잡하다. 행운과 리스크는 모두 실재하며 식별하 기가 어렵다. 예측할 수도 없다. 그러니 나를 판단할 때도 남을 판단할 때도 겸손을 찾고 용서와 연민을 생각하라. 행운과 리스크의 힘을 존중한다면 실제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사항에 초점을 맞출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올바른 롤모델을 찾을 확률도 커질 것이다.

 

자존심은 줄이고 부는 늘려라.

저축이란 당신의 자존심과 소득 사이에 생긴 틈이고, 부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미래에 더 많은 것 혹은 더 많은 옵션을 갖기 위해, 오늘 내가 살 수 있는 것을 사지 않을 때 부가 만들어진다. 당신이 아무리 많은 돈을 번다고 해도, 지금 당장 그 돈으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덮어두지 않으면 부는 절대로 쌓이지 않을 것이다.

밤잠을 설치지 않을 방법을 택하라.

돈을 관리함에 있어서는 밤잠을 설치지 않고 안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최고 수익률을 노려야 한다거나 소득의 몇 퍼센트를 저축하라고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어떤 사람은 최고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잘 자지 못한다. 또 어떤 사람은 보수적으로 투자해야만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 그러나 '이게 내가 밤에 잘 자는 데 도움이 될까?'라는 기준은 모든 금융 의사결정에서 누구에게나 최고의 이정표다.

 

시간을 보는 눈을 넓혀라.

더 나은 투자자가 되고 싶을 때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는 시간 보는 눈을 넓히는 것이다. 투자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시간이다. 시간은 작은 것을 크게 키우고, 큰 실수를 약화시킨다. 시간이 행운과 리스크를 돌려놓을 수는 없지만, 기다린 사람에게 그 가까운 곳까지 결과를 밀어줄 수는 있다.

포트폴리오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라.

많은 것이 잘못되더라도 개의치 마라. 절반을 틀려도 여전히 큰돈을 벌 수 있다. 왜냐하면 소수의 작은 것들이 다수의 결과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투자나 비즈니스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어도 편하게 생각해야 한다.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판단할 때는 개별 투자를 보지 말고, 전체 포트폴리오를 살펴야 한다. 투자의 많은 부분이 형편없더라도 몇 개만 뛰어나면 괜찮다. 보통은 이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개별 투자에 초점을 맞추어 내가 잘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면, 잘한 것은 실제보다 더 멋있게 보이고 실패한 것은 실제보다 더 후회스러워 보인다.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하는 데 돈을 써라.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은 행복을 가로막는 보편 적이고 강력한 장애물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말 중 가장 강력 한 한마디를 다시 반복하겠다. 당신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과 함께,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은 돈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남에게 더 친절하고, 자신에게 덜 요란해져라.

당신이 가진 물건에 열광하는 것은 당신 자신뿐이다. 당신이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닐 때 사람들은 차를 보지 당신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질문해 보자. 나는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멋진 차와 좋은 시계인가? 아니면 사람들의 존경과 칭찬인가?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후자일지 모른다. 그런 것들을 얻을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은 자동차 배기량과 번쩍이는 시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친절과 겸손을 통해서다.

저축하라. 그냥 저축하라.

저축을 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 자동차, 계약금, 비상시 의료비를 위해 저축하는 것도 훌륭하다. 그러나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정의 할 수 없는 목적을 위해 저축하는 것도 최고의 이유가 된다. 누구에게나 삶은 놀랄 일들의 연속이다. 특별히 용도를 정해두지 않은 저축은 최악의 순간 당신을 놀라 자빠지게 만들 수도 있는 사건에 대한 대비책이다.

성공을 위한 비용은 기꺼이 지불하라.

가치 있는 것 중에서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성공적인 투자에도 비용이 드는 법. 그러나 가장 큰 비용에는 눈에 보이는 가격표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불확실성, 의심, 후회는 돈의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용이다. 이런 것들은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들을 수수료(무언가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지불할 가치가 있는 가격)로 보아야지, 벌금(피해야 할 처벌) 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실수의 여지에 항상 대비하라.

미래에 일어날 법한 일, 그리고 내가 잘살기 위해 꼭 일어나 야 하는 일, 그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은 당신을 인내하게 만든다. 이러한 인내는 시간이 지나면 복리가 마법을 부리도록 만들어준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실수의 여지에 대비하는 것은 보수적인 방책처럼 보이지만, 이 덕분에 파산하지 않고 게임을 계속 이어나갈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큰 값어치는 없을 것이다.

장기적인 결정을 내릴 때 극단적 선택은 피하라.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목표가 바뀌고, 욕망이 바뀐다. 따라서 금융과 투자에 관련한 과거의 결정이 극단적이면 극단적일 수록 변해가는 당신이 후회할 가능성도 커진다.

리스크를 좋아하라.

사람들의 예측 능력은 형편없다. 또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사건은 느닷없이 일어난다. 그러니 리스크는 존재할 수밖에 없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리스크를 좋아하라. 시간이 지나면 제값을 할 것이다. 그러나 파산할 정도의 리스크는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 아예 파산해 버리면 기회는 영영 사라진다. 시간이 지나 제값을 할 미래의 리스크를 감수할 방도 가 없기 때문이다.

 

나의 게임이 무엇인지 정의하라.

모든 사람은 목표가 다르고 계획이 다르다. 즉 나의 게임과 너의 게임은 다르다. 따라서 같은 주식과 채권을 사더라도 이후의 행보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움직임에 부화뇌동해선 안 된다. 나의 행동이 나와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않게끔 하라.

돈 문제에 있어 각자 의견은 다르다. 혼란을 존중하라.

똑똑하고 합리적인 사람들도 돈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사람마다 목표와 욕망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정답은 없다. 오직 나에게 맞는 답이 있을 뿐이다.

 

나이도 다르고 가족 구성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르다.

그러나 모두에게 통하는 진실은 있다.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선 이런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설사 각자 다른 결론을 낸다 하더라도 말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