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16회

1. 결혼을 약속한 도깨비와 은탁이

은탁인 도깨비의 볼을 만지며 쓸쓸하고 찬란한 도깨비 신부가 될 거라고 승락하자 도깨비가 조용히 이마에 뽀뽀해요. 저녁에 집 옥탑방에서 엄마 저 시집가요. 잘 살게요라고 하는데 뒤에서 도깨비 만나서 시집도 가는구나 눈물 난다고 하자 은탁이가 그 목소리 듣고 죽은 언니 오랜만이라고 언니가 결혼 축하한다고 하는데 제가 다 기뻤어요.

어느 회장과 운전기사가 죽자 저승이가 둘한테 차를 주는데 회장이 거부하자 여기선 모두 같은 차 한잔이라고 당신 시계는 멈췄고 당신이 가진 그 어떤 것도 저 문을 넘지 못한다고 이승에선 힘센 사람으로 잘 살았지만 저 문을 넘는 순간 알게 될 거라고 눈으로 지은 죄, 입으로 지은 죄, 손발로 지은 죄, 마음으로 지은 죄가 얼마나 힘이 센지 알게 될 거라고 하자 회장이 눈물을 흘려요.

은탁이 기다리던 도깨비한테 반장이 지나가는데 은탁이한테 연하 소개팅 시켜주려는 모습이 보여 가방 끈을 자르고 쌤통이다 싶은 얼굴로 은탁이한테 달려가 동료들한테 남자 친구고 결혼할 사이라고 결혼식은 이번 주말 어떠냐고 물어보죠. 같이 설렁탕 집에서 덕화를 만나 결혼한다고 하자 덕화는 일요일 저녁이 좋다고 은탁이도 도깨비라는 거 알고 결혼한다고 하죠

덕화도 김비서 만나서 삼촌이 결혼하니까 자기도 삼촌보다 더 먼저 결혼해서 애들도 많이 낳겠다고 하자 김비서가 결혼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고 여자가 많으면 더 안 된다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거나 못 보면 눈물 나게 그리운 사람 저 사람을 대신해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사람 없냐고 김비서는 이미 그런 사람과 결혼해서 애가 3명 있다고 말해줘요. 주변인들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진짜 어른의 질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는데 진짜 저런 분이 내 옆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은탁이가 운전하는데 옆에 도깨비가 타서 운전지도 하는데 너무 웃겼어요. 이래서 가족간에 운전연수는 하는게 아닌거 같아요. 그리고 턱시도 입은 도깨비와 웨딩드레스 입은 은탁이는 식은 정화수 한 그릇 떠놓고 하자고 은탁인 예물시계도 사서 편지를 전해줘요. 함께 걸아갈 모든 길과 함께 바라볼 모든 풍경과 수줍게 설레게 묻고 답할 모든 질문과 대답들과 그 모든 순간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의 신부가요

김선희가 보낸 사연을 은탁이가 알아보고 방송에 내보내요. 놀란 은탁이가 집에 찾아가자 저번주에 아예 건물을 팔았다고 나가려는데 편지가 있고 아르바이트생 나 떠나 잘 지내 울지 말고. 뭐든 한 입 크게 퍼먹고 사고무탁하고 혈혈단신이었던 네게 나는 잠시나마 위로였길 바래 똥고집 오라버니 잘 부탁해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고 안녕. 이란 글을 봐요. 도깨비도 오고 사장님은 다 기억하고 지켰다고 아무 기억이 없는 저를 돌보고 사라진 오라버니를 그리워하며 그렇게 혼자 외롭게요. 도깨비가 용서할 순 없으니까 떠났다고 이 생에선 다신 안보는 선택을 했다고 저승이한텐 그 보다 더 큰 벌을 없다고. 짐가방 들고 있는 써니가 육교에서 50까지만 세고 갈 거라고 49까지 세고 저승이가 1부터 세고 써니가 소식 안 전할 거라고 이 생에선 다신 못 볼 거라고 한 번만 알아봐도 될까요 꼭 끌어안고 눈물 흘리며 잘 있으라고 하고 이 생에서 작별을 고해요. 저승이가 과거 김선의 그림을 안고 펑펑 울어요. 위패 모시는 그 절 나 없는 9년 동안 저승이가 촛불 밝혀줬다고 해요. 누가 좀 얘기해줬음 좋겠다 그만 되었다 그만하면 되었다 하고.

저승이가 후배 여자 저승이를 불러 우리가 지은 큰 죄는 스스로 생을 버린 죄라고 스스로 생을 버린 자를 저승사자로 눈 뜨게 해 수많은 죽음을 인도하며 산자도 죽은 자도 아닌 존재로 살게 하는 이름도 없는 자가 집도 필요하고 먹을 것도 필요하게 한 이유 우리가 포기한 것들이 이름이, 우리가 버린 생이 갖고 싶어 지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이 간절해지면 우리의 벌이 끝나는 건 아닐까 라고 9년 전에 박중헌과 만나 과거를 알게 되고 그래서 피하게 된 거 안다고 그래서 네 손을 빌어 죽어 후회하고 용서를 빈다고 고개 숙여 사과를 해요. 그러니 다 잊고 살라고 너도 너를 용서하게 되길 바란다고 자신을 용서해야 생의 간절함을 깨닫는 거라고 하자 후배가 눈물을 흘려요.

은탁이가 이모한테 밥을 차려주는데 억울해서 못 간다고 그 통장 얘기를 하고 화내자 전구가 깨져요. 은탁이가 죽어서까지 이래야 되겠냐고 손을 대자 친한 죽은 귀신이 같이 가자고 하는데 같이 갈 길동무가 이모라는 게 너무 미안했어요. 그리고 몇십년동안 안가던 저승을 저렇게 얼렁뚱땅 보내버리는게 좀 어이없었어요. 아무 한도 안풀어주고 은탁이한테는 좋은 일이지만 그 여자귀신한테는 좀 아닌 거 같았어요. 그리고 은탁인 이모한테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다음 생에선 좋은 인연으로 만나자고 마지막 말을 전해요.

2. 정안수 떠놓고 결혼한 둘

은탁이가 저승이한테 가 낙인도 없어졌고 검도 뽑아서 9년을 별 탈 없이 살았고 그치만 기타 누락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무엇보다 인간은 언젠가는 죽으니까 생이 더 아름답다고 오늘이 마지막인 거처럼 생각하고 살아야겠다 이 기억이 내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기억이다 그러니 매 순간 죽어라 살고 사랑해야겠다고 말하는데 저승이가 너의 생은 이미 아름답다고 말해줘요. 그리고 메밀꽃으로 만든 부케를 선물로 줘요

정안수(이른 새벽에 길은 맑고 정결한 우물물)를 떠놓고 턱시도를 입은 도깨비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은탁이가 메밀밭에 있어요. 도깨비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너의 모든 말에 그게 뭐든 나두 은탁이도 같이 따라 하고 이로써 둘은 부부가 되었어요. 저승이가 샴페인은 7도에서 9도 사이가 딱 좋다고 양손으로 시원하게 하는데 김비서가 보고 놀래요 도깨비는 자기 초능력으로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 마시자 김비서가 잠시 기절했다가 일어나요. 둘이 같이 노래를 부르고 한 침대에서 사랑한다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불을 꼭 덮어주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는데 너무 행복해 보이고 좋았어요.

모든 게 딱 맞은 어느 날 은탁이는 미팅한다고 나가고 도깨비는 장보고 꽃다발을 들고 걷고 있고 저승이는 망자 배웅 나왔는데 운전하는 은탁이를 보고 인사하고 보내는데 명부팀에서 오늘 명부 파기하라고 운명이 바뀌었다고 해요. 그 순간 방금 지나간 은탁이 생각이 나고 명부가 안 오는 죽음도 있다고 오후 4시 미팅 가는 중 우회전하려는데 많은 아이들이 지나가고 왼쪽 오르막에서 트럭이 내려와요. 유치원 버스가 보이고 내가 피하면 저 아이들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순간 트럭 앞에 멈춰 서요. 완벽한 하루였다고 깨어나 보니 그 사람 품 속이었고 계란후라이도 완벽하게 해냈고 만족스러운 생방송이었다고 그 모든 완벽함은 나를 이 순간에 데려다 놓기 위함 늦지 말라고 1분 1초도 늦었으면 안 되었던 거라고 이럴 운명이었다고

3. 죽음과 환생 그리고 시작

인간의 희생은 신이 계산할 수 없는 영역이고 내다볼 수 조차 없겠지 그건 그 순간의 본능이고 한 인간의 선택이라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지은탁 29세 사고사라고 이제 명부가 와요. 죽은 은탁이가 근처에 서있고 저승이가 무인년 경신월 계해유 출생 29세 지은탁이라고 저승이가 나타나 말하는데 저 정말 무서웠다고 찻집에도 가고 인간에겐 4번의 생이 있는데 몇 번째 생이었냐고 묻자 저승이가 첫 번째 생이었다고 다행이다 하는데 도깨비가 와요.

남은 사람은 또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그게 받은 사랑에 대한 예의라고 꼭 끌어안으며 우는데 소원 3개 중에 하나 안 들어줬다고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고 또 만나러 올 거니까 잘 기다리고 시민들 불편하니까 비 너무 많이 오게 하지 말라고 잠깐만 없을 거라고 이번엔 내가 올 거라고 다음 생엔 꼭 생명 가득하게 태어나서 오래오래 당신 곁에 있을 거라고 저 위에 올라가서 졸라본다고 해요. 저승이한테도 도깨비 돌봐달라고 차를 주는데 은탁이는 안 마셔요. 도깨비가 200년이 걸려도 기다릴 테니 꼭 오라고 문을 열고 이따가 또 만나요하며 문 닫고 가요

사랑하고 사랑받은 도깨비 신부 여기에 잠들다를 적고 바닷가에 가서 태워버려요. 도깨비 가슴에 검을 꽂은 현생에선 김우식의 딸이 고등학생이 되어 젊은 삼신 할머니가 파는 떡볶이를 먹고 있어요. 아빠가 사준 머리핀을 하고 있는 걸보고 친구가 놀리자 그 모습이 예뻐 보여 쳐다봤는데 뭘 보냐고 소리치자 아가 그맘때 다 그런 거 알지만 그맘때 꼭 안 그래도 된다고 그저 너희들이 예뻐서 어찌 그리 예쁠까 본거라고 하자 애들도 죄송하다고 하죠.

도깨비가 은탁이 빨간 목도리를 하고 추억의 장소들을 돌아다녀요

30년 후 마지막 명부라고 긴 벌이 끝났다고 짐 정리를 하고 마지막 명부가 김선이란 사실을 알아요. 도깨비한테도 안부를 전하고 찻집으로 오라고 써니가 와서 보고 싶었다고 다시 반지를 끼워주며 제대로 끼워주고 싶었다고 못돼게 끼워서 미안하다고 써니는 3번째 생이라고 오라버니한테 언젠가 또 만나요 그리고 저승이의 손을 잡고 함께 나가요. 나의 누이도 벗도 신부도 떠나고 혼자 남은 도깨비가 메밀밭에 있어요.

도깨비한테 샌드위치를 주며 열심히 살자고 하자 도깨비가 반대쪽 길로 가라고 도움이 필요한 자가 있을 거라고 늙은 김비서가 차가 고장 나서 고쳐주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려고 했나 보다 해요

도깨비는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나 행복하길 빌었다고 저승이는 강력계 형사 이혁으로 인사를 하고 배우가 된 써니는 같이 방을 잡고 강력게 저승사자라는 별명답게 커플 팔찌를 선물로 주자 키스하며 오늘부터 일일이라고 하는데 너무 예뻐 보였어요.

캐나다 묘지 앞에서 책 읽는 도깨비를 은탁이가 찾아내서 슬픈 사랑이라고 말하고 나 알죠 하니까 도깨비가 내 처음이자 마지막 도깨비 신부라고 말하며 쳐다보고 끝나요.

중간 중간 교훈이 되는 말들도 많고 생을 건너건너 사랑하는 모습과 착하고 좋은 행동을 하면 신들도 도와준다라는 메세지도 있고 바닷가 메밀밭 등 초능력 쓰는 장면도 다 멋있고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