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면 음식을 먹기가 쉽지 않다. 임신의 상징과도 같은 입덧은 그 정도와 양상, 기간까지 개인차가 많이 난다. 임신부의 절반 이상이 경험하는 입덧의 원인과 완화 방법을 알아본다.
1. 입덧의 원인과 증상
* 임신 호르몬이 분비되어 구토 중추를 자극한다
입덧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호르몬의 영향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면 융모라는 조직이 자궁으로 들어간다. 이 융모에서 착상을 잘 유지하기 위해 융모 생식샘 자극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우리 몸의 구토 중추를 자극해 입덧이 생기는 것이다. 대부분의 임신부가 경험하는 입덧은 헛구역질,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임신 10주에 호르몬 분비가 가장 왕성해 입덧이 심해지고 12~13주가 지나면서 점점 줄어든다. 태반이 완성되어 가는 임신 14주까지 꾸준히 호르몬이 분비되지만 몸이 이런 변화에 적응하면서 차츰 입덧이 가라앉는다. 임신 초기에는 침이 많이 나오는데 침을 자주 삼키면서 위를 자극해 입덧이 심해지기도 한다. 또한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태반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입덧이 발생한다. 아직 완벽하게 형성되지 않은 태반이 외부 유해 물질이나 세균, 바이러스 등을 막기 위해 입덧으로써 음식에 주의를 기울여 냄새에 민감해지고 메스꺼움과 구토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 임신부에 따라 증상과 심한 정도가 다르다
입덧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입덧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 임신 22주 이후까지, 심하면 막달까지 입덧을 하는 사람도 있다. 지나치게 말랐거나 뚱뚱한 사람이 입덧이 심하고, 변비가 생겨 입덧을 심하게 느끼기도 한다. 또 내장 기관이 약한 사람도 입덧을 심하게 느끼고, 입덧으로 인해 위장이 나빠지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입덧 증상 역시 다양하다. 식욕이 떨어지거나 속이 비면 가슴이 울렁거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먹는 즉시 토하기도 한다. 임신을 한 뒤 갑자기 입맛이 바뀌어 평소 입에 대지도 않던 것을 달고 사는 증상 역시 입덧의 일종이다. 나른하거나 초조하고 두통이 생기거나 입 냄새가 많이 나고, 침을 많이 흘리는 것도 입덧 증상이다.
임신의 상징이라고 입덧을 그냥 넘기면 위험할 수 있다. 구토가 너무 심해 음식은 물론 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면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하므로 점검한 뒤 수액을 맞는 등 치료를 받아야 제대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다.
2. 입덧 줄이는 식사법
* 조금씩 자주 먹는다
입덧은 공복 상태일 때 더 심해진다.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입덧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므로 삼시 세끼에 구애받지 않고 먹을 수 있을 때 조금씩이라도 먹는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는 것보다 먹을 수 있는 양만큼 조금씩 나눠 먹는다.
* 아침에 일어나서 크래커를 먹는다
보통 아침에 입덧이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속이 비어서다. 머리맡에 담백한 비스킷을 두고 아침에 일어난 뒤 바로 먹으면 어지럼증과 역한 느낌이 나아진다. 아침식사는 혈당치를 높여 입덧 완화에 도움을 주므로 반드시 먹는다. 외출 시에는 껌이나 사탕을 챙겨 속이 메스까울 때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차가운 음식을 먹는다
불을 이용한 요리는 조리할 때 다양한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민감한 임신부는 밥을 지을 때 나는 냄새에도 입덧을 한다. 입덧이 심할 때는 최대한 음식 조리 시간을 줄이고 가급적 냄새를 맡지 않는다. 조리하지 않아 냄새가 덜 나는 차가운 음식을 먹고 과일이나 견과류도 함께 챙긴다.
* 먹고 싶은 것만 먹는다
입덧이 심한 임신 초기에는 임신부가 먹는 음식이 태아의 성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아직은 엄마의 체내에 축적된 영양분만으로도 태아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태아를 위해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먹겠다고 억지로 먹으면 오히려 더 구토가 심해진다. 호르몬 분비가 원활해질 수 있도록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입덧이 심하다면 음식의 영양소를 따지기 전에 우선 먹고 싶고, 먹을 수 있는 것 위주로 먹는다. 음식을 먹기 힘들 때는 과즙, 주스, 보리차, 오미자차, 우유 등을 마셔 수분을 보충해 준다.
* 입덧을 완화시키는 음식을 찾는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B6과 B12가 함유된 음식이 입덧을 예방하고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 B6은 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을 활발하게 분비시켜 구토 증상을 호전시켜 주고 비타민 B12는 신경 안정에 도움을 준다. 달걀 및 유제품이나 소고기 간, 해바라기 씨 등이 있으며, 체질에 따라 맞는 음식이 따로 있으므로 직접 먹어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을 찾도록 한다.
예를 들어 귤이나 오렌지 등 신맛이 강한 과일은 입맛을 돋우고, 섬유질이 많은 과일보다는 수박, 멜론 등 즙이 많이 과일이 입덧 완화에 효과적이다. 물냉면이나 김치말이국수 등 차갑고 담백한 맛이 나은지, 해물탕, 김칫국처럼 얼큰하고 따끈한 국물이 속을 개운하게 해 입덧을 완화시키는지 나에게 맞는 음식을 빨리 찾아본다.
* 생강이나 비타민제를 먹는다
생강은 메스꺼움과 구토감을 줄여줘 예로부터 입덧 완화제로 많이 쓰였다. 생으로 먹기엔 거부감이 들 수 있으므로 생강차, 생강즙, 생강꿀, 생강절편 등을 먹는다. 입덧을 심하게 하면 수분과 비타민, 무기질이 부족해진다. 끼니와 끼니 사이에 물을 자주 마시고 매실, 모과, 레몬 등 신맛이 나는 과일을 챙겨 먹어도 좋다.
3. 입덧을 완화시키는 생활법
* 적당하게 게으름을 피운다
입덧이 심할 때는 일상생활에서 잠깐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좋다. 식사 준비를 하면서 맡는 냄새로 속이 좋지 않을 때는 외식을 하고, 세탁기 돌리기 등의 집안일은 세탁소를 이용하는 등 적당히 게으르게 지내자. 입덧은 심리적인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 집안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입덧을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우선 마음 편하게 지내면서 입덧을 가라앉힌다.
*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는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입덧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심리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구토를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입덧을 더욱 자극하기도 한다. 외출을 할 때는 사람이 덜 붐비는 시간대를 이용한다. 출근을 할 때는 출퇴근 시간을 피해 조금 일찍 나서면 덜 복잡하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정신적으로 안정을 느낀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속이 좋지 않다면 중간에 내려 잠시 쉬면서 심호흡을 한다. 너무 힘들 땐 택시를 탄다. 외출할 때는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비닐봉지나 물티슈, 치약, 칫솔 등을 챙긴다.
* 산책 등으로 기분 전환을 한다
입덧이 심하다고 집에만 있다 보면 점점 상태가 악화된다. 신경이 예민하거나 긴장을 하면 입덧이 심해질 수 있다. 산책을 가거나 남편이나 친구와 외식을 하는 등 외출 계획을 잡으면서 기분 전환을 한다. 적당한 운동은 기분 전환을 해줌은 물론 스트레스를 줄여줘 입덧을 완화시킨다. 편안한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가벼운 소일거리로 활력소를 찾는 것도 좋다.
* 입덧 팔찌를 이용한다
입덧 팔찌는 저주파가 손목 부위를 자극해 임신부의 뇌와 위장 등 중추신경계 사이의 신경 전달을 교란시켜 울렁거림을 완화시켜 준다. 사람에 따라 바로 효과를 보기도 하고 속 쓰림만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 양치질을 한다
입덧이 심할 때 양치질을 하면 속이 울렁거리고 칫솔로 혀를 자극하면 구토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입덧 때문에 양치질이 힘들 때는 향이 없는 치약이나 임신부 전용 치약을 쓰고 혀를 내밀고 힘을 준 뒤 혀를 닦는다. 식사 후 시간을 두고 양치질을 하면 구토가 덜 하다. 구토를 한 후에는 반드시 물로 입을 헹구고 양치질을 해야 치아 부식을 막을 수 있다.
* 입덧 약을 처방받는다
입덧을 무조건 참지는 말자. 물만 먹어도 토한다면 탈수와 함께 영양 결핍 상태에 이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한다. 비타민 B6을 투여하거나 임신부에게 안전한 항구토제, 임신부 소화제 등의 약물 치료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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