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번에 사야 할까, 나눠서 사야 할까
망하지 않을 회사, 동업하고 싶은 회사를 잘 골라서 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고 나니 자꾸만 가격이 빠진다. 어. 내가 잘못 투자했나? 더 손해 보기 전에 지금이라도 팔고 나오자. 그렇게 팔아버린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수익이 계속 떨어지면 대부분은 더 손해 보기 전에 팔거나, 펀드는 3년에서 5년 정도 묵은지 묵히 듯 푹 묵혀야 한다고 했으니 참고 기다리거나 둘 중 하나를 한다. 어떤 투자건 쌀 때 많이 사면 이긴다.
회사 동료가 돌잔치를 한다고 초대장을 보내왔다. 돌 반지를 선물해주고 싶어서 친구와 함께 금은방에 갔더니 주인아저씨 얼굴에 다크 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와 있다. 아저씨 얘기를 들어보니 10만 원 하던 금값이 지금은 만 원까지 내려가 더 이상 가게를 운영할 수 없는 지경이란다.
"아니 10만 원 하던 금이 어떻게 만 원을 하지?" 친구는 갑자기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금을 사겠다고 난리다. 나는 10만 원하던 금이 만 원도 하는데 8천 원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3천 원으로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을 왜 지금 사냐고 말렸다. 그랬더니 친구는 막무가내로 지금이 금값이 제일 쌀 때라고, 더 이상 쌀 수가 없다고 우긴다.
그래서 내기를 하기로 했다. 투자기간은 한 달, 투자금액은 둘 다 똑같이 만원. 한 달 후에 팔고 나왔을 때 수익이 더 높은 사람에게 원하는 선물 사주기!
친구는 가지고 있는 만 원을 금값이 만 원일 때 올인했다. 나는 언제 더 싸질지 모르니까 2천 원씩 5번에 나눠서 샀다.
금값은 한 달 동안만 원에서 시작해 만오천 원으로 오르고 다시 만원이 되었다가 오천 원으로 내린 다음 만 원이 되었다. 금이 만원일 때 한 조각에 1원이라고 하면, 한 번에 다산 친구와 처음 만원일 때 2천 원, 만 오천 원으로 올랐을 때 2천 원, 다시 만원일 때 2천 원, 오천 원으로 내렸을 때 2천 원, 만 원이 되었을 때 2천 원 이렇게 나눠서 산나, 누가 더 수익이 많이 났을까?
2. 가격이 쌀 때 많이 사야 이긴다
계산해 보자. 친구는 금 가격이 만 원일 때만 원을 올인했다. 그러면 금을 몇 조각 샀을까? 1조각에 1원이니 만 조각 샀다. 그렇다면 나는? 만 원일 때 2천 원어치 샀으니 2천 조각, 만 원이었을 때가 세 번 있었으니 6천 조각. 그런데 5천 원일 때도 2천 원어치 샀으니 그때는 몇 조각? 가격이 두 배로 싸졌으니 두 배 더 많이 샀다. 즉 4천 조각을 샀다. 그리고 만 5천 원으로 올랐을 때 2천 원어치 샀으니 1,333조각을 샀다.
다 합치면 나는 1만 1,333조각, 친구는 1만 조각, 똑같이 만원
일 때 팔고 나오면 누가 더 돈을 많이 버는가? 당연히 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내가 더 수익이 높다.
이래서 쌀 때 더 많이 사야 이긴다는 것이다. 여기서 금의 조각 수가 바로 펀드에서는 '좌수'다. 그리고 금의 가격이 펀드에서는 '기준가'다. 주가가 하락해서 펀드 기준가가 싸지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돈을 더 투자해야 한다. 환매하거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돈을 투자해 펀드의 좌수를 늘려야 한다. 그러면 다시 가격이 오를 때 많은 좌수를 보유하고 있으니 수익이 확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왜 적립식 펀드에 투자했을 때 수익이 나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는가? 쌀 때 더 많이 사는 관리를 하지 않았으니 수익이 좋을 리 없다. 물론 어떤 사람은 운 좋게 쌀 때 가입해서 비쌀 때 환매하는 바람에 수익을 많이 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그냥 운이 좋은 거다. 하지만 늘 운이 좋을 수 있나? 당연히 없다.
절대로 장기 투자한다고, 자동 이체해 두고 잊어버리고 살면 안 된다. 자동이체를 해두면 쌀 때 많이 살 수가 없다. 적립식 펀드' 도 직접 투자해야 한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는 날만 골라서, 추가 납입을 통해 매수해라. 코스피 지수는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무조건 쌀 때 더 사야 수익을 볼 수 있는 것이 투자다.
3. 집중해서 장기 투자하라
한 번도 지면 안 되는 것, 그것은 투자
자기 돈은 물론 가족, 친지 돈까지 끌어다가 컴퓨터 몇 대 풀가동하며 하루 종일 주식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있다. 손실을 봐도 적게만 보면 되고 대신 수익은 크게 보면 되니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팔기를 반복한다.
하루 수익률 1퍼센트를 목표로 목돈을 굴리기도 한다. 만약 5 천만 원을 가지고 한다면 1퍼센트 수익이 났을 때 하루에 50만 원을 벌 수 있다. 주식 시장이 한 달에 20일 열린다면 월 천만 원 을 벌 수 있다. 그래서 직장 안 다니고 집에서 주식 거래만 한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먹은 대로 전부 될 수만 있다면 다 부자 되겠다.
하루에도 몇 번씩 거래를 하고, 매일 다른 기업을 골라서 승승 창구할 수 있을까?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조마조마한 외줄 타기에 피는 말라가고 결국은 미끄러지게 되어 있다.
이렇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다. 손실을 보면 만회하려는 게 사람 마음이고, 그러다 보니 무리수를 쓰게 된다. 주식해서 망한 사람 얘기 심심치 않게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로 멀쩡한 직장 다니면서 이런 식으로 자기 돈 다 잃고, 여기저기서 돈 빌리고, 그래도 만회가 안 되니까 공금까지 횡령해서 철창신세까지 지는 경우도 있다.
열 번을 해서 아홉 번을 이겨도 마지막 한 번을 크게 진다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게 투자다. 그런데도 우리는 오르거나, 내리거나, 보합한다는 33퍼센트의 확률에 기댄다. 안 된다. 무조건 승률을 높여야 한다.
승률을 높이려면? 열 번을 투자해 열 번을 모두 이길 수 없으니 거래 횟수를 줄이는 것이다. 열 번 거래할 것을 한두 번으로 줄이니 승률이 높아지고 수수료도 절감된다. 은행 VIP는 대출 많이 하는 사람이고, 증권회사 VIP는 거래 많이 하는 사람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했을 거라 본다.
좋은 기업을 선택해서 기업이 성장하는 시기에 장기 투자를 하면 된다. 동업할 만한 능력 있는 경영자인지, 함께 나아갈 괜찮은 사업 아이템인지 보고, 사업이 잘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체크하 더 꾸준하게 소통하는 것이다.
기다리면 복이 온다
야구 좋아하는 사람은 야구 속에 인생이 담겨 있다 말하고, 낚시 좋아하는 사람은 낚시 속에, 골프 좋아하는 사람은 골프 속에 인생이 담겨 있다 말한다. 언니 생각에는 투자 속에 인생이 있다. 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들을 볼 때, 우리 눈에는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벌었다는 결과만 보인다. 그래서 우리도 저 사람같이 투자하면 큰 부를 만들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런데 실제로 투자해 보면 생각처럼 쉽게 돈이 벌리지 않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딱 맞다.
마치 롤러코스터 타듯, 내릴 땐 정말 무섭게 내리고 오를 땐 너무 무섭게 오른다. 그래서 내려도 걱정, 올라도 걱정, 항상 근심이 가득하다. 투자로 큰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이 과정을 묵묵히 견뎌내고 오랜 기다림을 이겨낸 이들이다.
긴 인생 참 어렵다. 긴 투자 또한 어렵다. 강한 자가 이기는 게 아니고 살아남은 자가 이기는 것이란 말, 가슴에 팍팍 와 닿는다.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는 건 결코 이기는 게 아니다. 끝까지 손실 없이 살아남는 게 이기는 것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적어도 10년은 그 일에 매진해야 한다. 한 기업의 임원이 되려면 10~20년 장기근속하며 위로 아래로 능력을 인정받고 꾸준하게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독보적인 전문가나 기업의 임원이 될까 말까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런데 유독 투자만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한다.
투자도 10년, 20년 길게 해야 한다. 투자라고 세상 이치에서 벗어나 있는 게 아니다. 세상 이치 가운데는 한 우물만 파야 한다는 것도 있다. 오로지 한 가지 일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고 집중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그간 여러분이 만난 수많은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깨지기 쉬우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안 된다고. 그렇게 분산 투자를 권했을 것이다. 한 상품에만 가입하면 잘되면 좋겠지만 손해 보면 어떻게 하느냐. 그러니 1번, 2번, 3번 펀드에 10만 원씩 나눠서 가입하시라. 하지만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나 분산 투자를 한다.'
분산 투자한답시고 잘 알지도 못하는 기업들에 내 돈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좋은 기업에 오랫동안 투자해라.
배당금으로 여행 가기
새해가 되면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달력을 넘겨보며 연휴가 몇 월 며칠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 왜? 해외여행 계획을 세우고 빨리 프로모션 가격으로 항공권을 '겟하기' 위해서, 저가 항공사도 늘어났고 숙소도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면 100만 원 이하로도 동남아시아 정도는 여행이 가능하다. 그래서 요즘은 1년에 한 번 정도는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늘어났다. 어차피 열심히 적금 넣어봐야 이자도 얼마 안 붙는데 그냥 젊을 때 여행 다니며 경험 쌓는 게 남는 거라고 자기 합리화를 해가며 말이다.
여행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 달에 10만 원씩 적금을 들거나 친구들과 여행 계를 하는 건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나에게는 카드와 용기가 있다며 용감하게 결제하고 다녀와서 6개월 할부금 갚느라 허덕인다. 그러면서도 할부 끝나면 또다시 카드 빚내서 여행 가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부자들도 우리처럼 적금 넣고 빚내서 여행 다닐까? 그들은 투자한 주식에서 배당금이 나오면 그 돈으로 여행 간다. 배당금이란 기업이 이익을 냈을 때, 누적된 이익잉여금을 주식소유주에게 분배하는 돈을 말한다. 실제로 내 고객 가운데 작년에 주식 배당금으로 110만 원을 받은 여성이 있었다. 한 달 급여가 200만 원 정도 되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 여성이다. 110 만원이면 홍콩에 가도 되고 대만이나 일본에 가도 된다.
한솔제지는 2013년 배당금을 1주당 300원 줬다. 당시 1주 가격은 약 1만 원이었다. 그렇다면 3천만 원을 투자한 사람은 얼마나 받았을까? 약 3천 주를 보유했으니 300원 곱하기 3천은 90만 원, 배당금만 90만 원을 받았다.
부자만 배당금 받아 여행을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도 3천만 원 정도의 종잣돈 만들 때까지만 참으면 배당금을 받아 해외로 갈 수 있다. 결코 안 늦었다. 지금부터 3천만 원을 모으는 거다. 한 달에 100만 원씩 모으면 2년 반이면 된다. 3년간 해외여행 안 간다고 내 인생이 끝나거나 지구가 종말 하지 않는다. 국내도 가본 곳보다 안 가본 곳이 더 많고, 서울만 해도 지하철 여행으로 다닐 수 있는 곳이 정말 많다.
돈을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먹고 싶은 것 먹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아라. 하지만 현명하게 쓰고 내 돈이 목돈이 되어 새끼를 칠 때까지 2~3년만 참는 거다. 2~3년만 기다리면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될 것을, 그 걸 못 기다려서 맨날 거위 배를 가른다.
우리는 그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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