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마존 강에서 낚시를
지난 1회에 이어 2회의 시작은 아마존 강입니다. 낚시를 하기 전 가이드가 아치오테라는 나무에 달린 빨간 열매를 보여줘요.
이 나무는 `립스틱 나무`라 불리며 열매는 식용 색소나 화장품 염료로 이용한다고 해요. 두 사람은 이걸 바르면 모기들이 안 오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단순히 치장용이라고 해요. 지금의 화장품과 같아 이시언 님과 기안님이 서로 얼굴에 발라주는 모습이 정겹고 웃겼어요. 그때 아들 가이드 에릭이 나무 낚싯대를 들고 와 다 같이 낚시를 하러 가요.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저는 무척 좋았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장비빨이라고 좋은 낚싯대를 엄청 비싸게 사서 이것저것 들고 가는데 여긴 그냥 긴 나뭇가지로 잡는 것이 멋져 보였어요.
낚시 포인트에 정박한 후 닭 모래집을 미끼로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낚시 미끼로 지렁이를 많이 쓰는데 이번 낚시 투어는 피냄새를 맡고 몰려올 피라냐를 낚시하는 것입니다!
피라냐는 `이빨이 있는 물고기`라는 뜻의 육식성 민물고기로 핏기에 반응한다고 해요. 핏기 있는 미끼만 끼우면 낚시 준비는 다 된 거예요. 먼저 가이드 에릭이 시범을 보이는데 미끼를 넣은 낚싯대를 물속에 넣고 소리 내어 피라냐를 유인한다고 해요. 보통 낚싯대를 던져 놓고 조용히 기다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피라냐 낚시는 소리를 낸다는 게 신기했어요. 이리저리 정신없이 흔들어대는 기안님과 이시언 님 대신 조용히 있던 아빠 가이드 오를란도가 제일 먼저 빨간 피라냐를 잡아요. 그걸 본 이시언 님도 눈치껏 자리를 옮기는데 자리를 바꾸자마자 입질이 오는거에요. 하지만 잡았지만 떨어져 버려요.
기안님은 오를란도가 잡은 살아있는 작은 피라냐를 보고 작은 아이는 용궁에서 온 아이기 때문에 살려주자고 해서 다시 아마존강으로 보내줘요. 이시언 님이 '니가 잡은 것도 아닌데 왜 놓아주냐고' 말하는데 이 장면이 정말 많이 웃겼어요.
낚싯대로 피라냐 잡기에 계속 실패하여 그물로 잡기 위해 작은 보트로 갈아타고 피라냐가 있을만한 곳으로 가요.
피라냐는 상처만 없으면 물지 않는다고 해서 오를란도가 물속에 들어가고 기안님도 패기 있게 따라 들어가요. 엄청난 크기의 그물을 치고 땅 위에서 그물을 당겨 피라냐를 잡습니다. 가이드들은 그물 정리를 하고 기안님은 아마존 강에서 수영을 하며 소원성취하는데요. 노을 지는 풍경아래에서 이시언 님과 투닥거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지친 기안님과 이시언 님을 위해 에릭이 근처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이런 것도 너무 좋은 게, 일이라기 보단 삶의 한 부분이고 낚시를 끝내고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집이 나오니 이런 게 그들만의 진정한 행복인 거 같아요. 그리고 저희 신랑 같이 직장에서 집까지 오래 걸리면 출퇴근하는데 진이 다 빠지는데 에릭과 오를란도는 그런 게 없는 것 같아 참 좋은 거 같아요. 그렇게 에릭네 집에 가서 딸과 할머니, 엄마와 여동생까지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아내를 소개해요. 주방을 지나자 바로 야외 샤워장이 나오고 기안님은 여지없이 바로 현지인처럼 씻어요. 그런데 또 웃긴 건 강물에서 수영하고 왔는데 씻는 물도 강물이라고 해요. 이시언 님의 말에 또 빵 터져버렸어요.ㅋㅋㅋㅋㅋ
강물을 통에 담아놓으면 부유물이 침전되면서 위쪽은 맑은 물이라고 해요. 이시언 님은 수건을 가져와 몸을 닦는데 기안님은 여지없습니다. 그냥 바로 옷을 입어버려요.
2. 에릭네에서 저녁 식사
잡은 피라냐에 칼집을 내어 그 위에 채소를 얹어 바나나잎으로 싼 후 불에 굽고 피라루쿠도 기름에 튀겨냅니다. 식사를 하면서 소통에 문제가 생겨 제작진분들이 통역해 주시며 대화를 이어갑니다. 이곳 페루에도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 타격이 심했다고 해요. 그래서 오랜만에 온 손님들이라 배려를 많이 해줬다고 해요.
기안님은 거침없이 피라루쿠를 맛보는데 일반 생선과는 다르게 살이 부서지지 않고 돼지고기처럼 쫄깃하다고 해요. 저도 이건 먹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야자수 줄기를 얇게 깎아 만든 샐러드를 주는데 이것도 참 맛있어 보였어요.
그리고 페루에서 많이 마시는 전통음료인 마사토를 줘요. 마사토는 우리나라 막걸리 같은 색이고 남미에서 흔한 뿌리채소 유카를 삶아 만든 페루의 전통 음료라고 해요. 이걸 오래 두면 막걸리가 된다고 해요. 이시언 님과 기안 84님이 먹어보고는 요구르트와 코코넛가 약간 섞인 맛이라고 표현해요.
밥을 다 먹은 후 기안님이 에릭의 여동생을 위해 그림을 그려주는데 기안님이 너무 쑥스러워해서 제대로 그려주지 못했어요. 기안님이 여동생에게 너무 예뻐서 그리고 어렵다고 하자 여동생이 부끄러운 듯 미소 짓습니다.
그리고 이 날이 마사토 만드는 날이라 깨끗하게 씻은 절구에 씻어서 한 번 삶아낸 유카를 넣고 빻기 시작해요. 그 모습을 보고 기안님이 유카를 빻아주는데 옆집 사는 이모가 와서 갑자기 숟가락으로 계속 퍼먹더니 그걸 씹고 뱉어요. 음료를 발효시키기 위함이며 이렇게 하지 않으면 금방 상하기 때문에 씹는다고 해요. 우리에겐 낯설지만 그분들한테는 생활의 지혜..... 그런데 처음 보는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들고 문화 충격이죠. 저도 처음에 보고는 좀 많이 놀랬어요... 땀 흘리며 하고 계신 이모님을 보고 기안님이 용기 내 마사토를 마시는데 알고 마시니까 좀 힘들어해요.
에릭이 준비해 준 해먹에 누워 다음날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요. 다음 날은 이시언 님의 꿈인 바이크 투어를 하기로 합니다. 쿠스코로 가는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비행기를 두 번 타야 한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랬어요. 그렇게 3일 만에 제대로 자는 이시언 님과 조금은 불편해 보이는 기안님은 곤히 잠에 들어요. 하지만
다음날 새벽 5시, 밤새도록 쉬지 않고 울어대는 닭 shake it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잔 기안님이 욕을 하며 일어납니다. ㅋㅋㅋ 이 장면도 너무 웃겼어요. 조용히 시키려고 기안님이 밤에 내려갔는데 개들의 눈빛과 으르렁 거림 때문에 겁먹어서 다시 올라갔다는 말을 보고 정말 많이 웃었어요. ㅋㅋㅋ
전날 맛있는 저녁대접에 보답하기 위해 이시언 님과 기안님은 아침일을 도와주기로 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 멋졌어요. 공부하러 자전거 타고 학교 가는 아이들도 만나는데 그때가 새벽 6시라니... 큰 칼로 예초를 하기도 하고 유카 뿌리를 뽑기도 해요.
아침으로 달걀프라이와 모닝커피, 버터 빵이 준비되어 있었어요. 바나나도 있고 그나마 다 익숙한 음식들이라 마음이 놓였는지 시언 님이 아주 잘 먹는 모습 보니까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보통 이렇게 아침식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바나나는 약간 상큼하다고 하는데 저도 한 번 먹어보고 싶었어요.
식사를 다 한 후 집 배경으로 가족들을 찍어주고 기안님도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요. 즉석과 필름 카메라까지 다 들고 간 시언 님이 대단했어요. 여행지에선 꼭 가져가야 하는 필수품인 거 같아요. 그리고 여동생이 어제 미처 못 그린 자신을 그려달라고 해서 기안님이 의자와 화판을 들고 와서 그려줘요. 어제저녁에 같이 바나나도 따서 조금 친해진 거 같아 좋아 보였어요.
그림을 그리는데 둘 다 흡혈파리 때문에 힘들어해 옆에서 시언 님이 부채질을 해줍니다. 실제로 제작진은 병원에 갈 정도로 심각했고 기안님 또한 다리에 엄청 많이 물렸더라고요. 자국 보니까 안타까웠어요. 사촌오빠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주고 가려는데 기안님이 많이 아쉬워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여동생한테 인스타 아이디를 적어주는데 그 모습도 너무 귀여웠어요. 하지만 결국엔 잘못 알려준 거 있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쿠스코에서의 생일파티
다시 숙소로 가 짐을 챙기고 외부로 이어진 육로가 없기에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가요. 가는 중에 아이스크림도 먹고 이키토스 공항으로 가요. 거기서 기안님은 며칠 못했던 러닝을 하는데 하필이면 그날이 무려 34도라고 해요. 이키토스에서 1시간 45분 비행 후 리마공항에 도착해요. 여기서 조금 더 아래 지방인 쿠스코라는 곳으로 가기 위해 1시간 30분을 기다려요. 그동안 이시언 님은 숙소도 예약하는 등 계획적이고 준비된 모습을 보여줘요.
쿠스코는 해발 고도 3,399m에 위치해 있어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시언 님이 준비한 약을 먹어요. 그렇게 다시 1시간 30분을 날아 쿠스코에 도착해요. 이곳에 내리자마자 귀가 먹먹하는 등 고산병 증세가 시작돼요. 하지만 여기서 우유니 사막까지 가는 루트는 고도가 계속 더 높아질 거라고 해요.
고산병은 해발 2,000m~3,000m 이상 고지대에서 산소가 부족하여 나타나는 병이라고 해요. 두통, 멀미, 구토, 저체온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다고 해요. 둘은 고산병이라 숨을 들이마셔도 개운하지가 않다고 하죠. 택시로 숙소 근처로 이동한 후 골목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시언 님은 계획은 있지만 지도를 잘 못 봐서 헤매요. 대신 기안님은 계획은 없지만 지도를 잘 봐요. 정말 둘은 톰과 제리처럼 확실한 공생관계 같아요.
그렇게 둘은 꼼마라는 한국사람이 하는 숙소에 도착해요. 소주는 한 병에 30 솔로 약 만원이라고 해요. 외국에 가면 한국에선 흔하디 흔한 라면과 소주가 몇 배로 비싼 게 좀 그렇지만 그렇다고 안 먹을 순 없잖아요. 숙박비를 지불하고 4층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점점 강해지는 고산 증세에 보는 제가 다 힘들더라고요. 술 마시고 다음 날 힘든 그 느낌이랑 비슷하다고 해요.
씻고 나온 시언 님이 한국에서 들고 온 기장 미역과 북어채를 들고 부엌으로 가요. 기안님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직접 요리를 하기로 하는데 이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소고기도 직접 썰어 미역국을 끓이기 시작합니다. 밥이 없어 대신 라면을 끓이는데 지대가 높아 물이 잘 안 끓는다고 해요. 고산병 있는 상태에서 요리까지 하는 게 참 대단해 보였어요.
씻고 나온 기안님을 불러내 미역국을 주며 생일축하를 해주는데, 외국에서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들으면 더 감동받을 거 같아요. 거기다가 명품 지갑을 선물해 주는데 너무 마음이 따뜻하고 좋았어요.
이렇게 훈훈하게 2회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아마존 강에서의 멋진 노을 풍경, 에릭네와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기안님의 모습에 덩달아 아쉬움을 느끼게 해 버리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회. 이번 회 역시 따뜻함과 재미, 웃음, 감동이 있는 한 회였어요. 다음 3회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있을까요? 저 또한 기대하면서 다음 3회로 돌아오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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