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난한 DNA, 로드맵으로 극복하라
로드맵을 그려보고 나면 다들 희망에 차서 의지를 불태우며 곧바로 재테크를 시작한다. 하지만 대부분 한 3개월 바짝 열심히 하고 그다음부터 시들해지기 시작한다. 돈이 불어나는 속도가 눈에 바로 보이지 않으니 정말 로드맵대로 되기는 하는 걸까 의심이 스멀스멀 생기고, 친구들은 자꾸 주말 끼워 휴가 하루만 쓰면 가까운 대만 정도는 여행 갈 수 있다며 꼬드긴다.
하긴, 일단 여행 다녀오고 그다음에 다시 시작해도 괜찮지 않을까? 이제 3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갔다 와서 다시 열심히 모으면 되지 뭐. 그간 모으던 돈을 홀랑 싸들고 여행 가서 꽃보다 할배들이 먹었던 망고빙수도 먹고 온천도 가고 우육면도 먹으면서 힐링을 하고 돌아온다. 역시 돈은 모으는 것보다는 쓰는 게 좋다. 나이 들어 여행 다니면 다리에 힘도 빠지고 걷기도 힘드니 젊고 예쁠 때 다녀야겠다.
여름휴가 때는 제대로 좀 즐겨보자고 다음 여행지는 싱가포르로 정했다. 압구정동 옆에 제주도가 붙어 있는 것 같은 매력 만점의 나라, 쇼핑도 하고 센토사 섬에서 휴양도 해야지. 미리 항공권도 알아보고 숙소도 챙기고 싱가포르 여행 카페에 가입해서 회원들의 후기도 읽고 꼭 사 와야 하는 쇼핑 리스트도 찾느라 마음은 이미 싱가포르에 가 있다.
이렇게 훌쩍 시간은 지나서 어느새 연말. 올해도 나는 해놓은 것이 아무것도 없고 재테크도 생각만 하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나는 도대체 뭘 한 걸까.
이런 경우, 만약 로드맵을 다시 그려봤다면 대만 여행 다녀와서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아끼고 모으고 했을 것이다. 대책 없이 쓰는 생활비 때문에 저축 가능 금액이 없는 상황을 로드맵으로 그려보라, 건물 사는 시기가 몇 년이나 더 늦어지는지. 딱 3개월 모으고 그 후부터 저축액이 확 줄어들거나 없다면 아마 죽을 때까지 건물을 못 살지도 모른다.
어차피 인생은 기니까 한 1년 더 쓴다고 큰일이 날까 싶지만, 로드맵을 그려봐라. 얼마나 큰 차이가 생기는지, 반대로 정해둔 생활비보다 더 아껴 써서 저축 가능 금액이 늘어났다면, 이럴 때도 로드맵을 다시 그려봐라. 이번엔 건물 사는 시기가 앞으로 확 당겨질 것이다. 이래서 우리는 매달 로드맵을 다시 그려야 한다. 로드맵 자주 그리기 귀찮을까 봐 언니가 어플로도 만들어뒀다 (http://www.berubystone.com). 그러니 핑계 댈 생각 말고 매달 로드맵을 점검하자. 그날은 한 달간 잘 아끼고 모은 나를 칭찬하며 혼자 향초 켜고 반신욕 하며 느긋하게 음악도 듣고 나를 위한 작은 파티를 해주자.
부부라면 한 달에 한 번씩 로드맵을 그리며 우리 집 재테크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도 가지고 와인도 한잔 하며 이색 데이트를 즐겨보자. 둘이 합치면 그냥 둘이 아니라 천도 될 수 있는 게 부부다. 자수성가한 부자들 가운데 부부가 뜻이 다른 집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아내와 남편이 도원결의를 했기에 그 시너지는 싱글들보다 더 대단하다. 함께 부자의 길을 갈 때 부부의 금슬은 더 좋아지고, 아이들에게 부자 되는 DNA를 물려줄 수 있는 부모도 될 수 있다.
로드맵을 사수하라
아마 지금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거다. 아니 내가 결혼을 해서 큰돈을 쓰게 되면 목돈도 줄어들 거고 아이 낳으면 일을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매년 1,200만 원을 어떻게 투자하냐고.
자, 결혼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결혼자금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해야 한다. 그때까지 모아둔 목돈을 전부 결혼자금으로 써버리면 로드맵은 다시 0부터 그려야 하니까. 부모님께서 결혼 자금 지원해 주신다고 하면 무조건 받아라. 내가 스스로 준비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잘 생각해 봐라. 결혼 자금으로 다 써버리고 가진 돈 하나 없이 시작해서 아이 낳고 키우다 보면 종잣돈 만들기가 쉽지 않다. 마이너스 인생이 아니면 다행이다. 그런데 그때 부모님께 힘든 일이 생겼다면 어떻게 도움을 드릴 것인가?
하지만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결혼해서 내가 가진 종잣돈을 계속 불려 나갔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부모님이 힘드실 때 남편 눈치 보지 않고 도움을 드릴 수 있다. 효녀 노릇도 내가 가진 것이 있을 때 가능하다.
결혼 후, 남편과 맞벌이해서 늘어난 소득은 로드맵에 반영되지 않았다. 결혼자금으로 줄어든 종잣돈도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남편과 함께 저축해 늘어난 금액으로 커버할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고 외벌이가 된다고 가정하면, 내 남편은 한 달에 얼마를 벌어오는 사람이라야 하는가? 엄마, 아빠, 아기 세 식구 생활비를 150만 원으로 가정하고 나는 매달 100만 원씩 모아야 하는 사람이니 적어도 250만 원은 벌어오는 남자랑 결혼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도 하여라. 돈 잘 벌고 성실한 남자들은 왜 다 슈렉의 탈을 쓰고 있는 거냐고? 그러게 말이다. 언니도 슬프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250만 원을 못 벌면 결혼해선 안 되는 걸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런 경우라면 아이 낳고 내가 쉬면 안 되는 거다.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건,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다시 회사로 나가건 해야 한다. 어떻게 하건 한 달에 100만 원은 모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생각도 들지 모른다. 내가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지 모르잖아. 그리고 어학연수를 가거나 대학원에 가면 또 달라질 수 있을 텐데, 20대 후반이 되면 누구나 인생에 오춘기가 찾아온다. 내가 지금 가슴 뛰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맞나. 지금이라도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스펙을 높이고 다른 곳에 취업해야 할까, 아니면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더 하고 다른 분야로 직장을 옮겨볼까. 그런데 말이다. '뭘 해 먹고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평생 끝나지 않는다.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그건 숙제니까. 어학연수 다녀오고 대학원 진학해도 답을 못 얻는다니까.
지금 다니는 회사 열심히 다녀서 차곡차곡 모으고 나중에 건물 사면, 그때 내 건물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된다. 월세 안 나가니 장사가 안 되어도 걱정 없다. 장사 안 되는데 절대 문 안 닫는 카페들은 전부 그 건물 주인이나 그 건물 주인 딸이 하는 거다. 로드맵대로 인생이 어떻게 딱 떨어지겠는가. 하지만 여기에 맞춰서 살려고 노력하다 보면 몇 년의 오차는 있을 수 있어도 꿈을 이룰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희망을 갖는 것이다. 로드맵대로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부잣집 딸이 아니라서, 월급이 너무 적어서 나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한탄할 게 아니라 로드맵부터 그려보자. 상담받으러 오는 고객들이 눈물을 흘리는 때가 바로 로드맵을 그려 보여줄 때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심리적으로도 위축되어 있는 그녀들, 직장 생활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모아놓은 돈은 없고, 한 달 벌어 한 달사는 이런 삶을 계속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방법은 모르겠고 그러다 큰맘 먹고 나를 찾아온다. 마산에서도 오고 광주에서도 와서 상담을 받고 로드맵을 그려보고는 행복한 꿈이 생겼다며 환하게 웃는다.
2. 생활 자체가 돈이 되게 하라
돈, 버는 것보다 안 쓰는 게 쉽다
로드맵대로만 한다면 5년 후에는 1억 원 넘게 모을 수 있으니 기분이 참 좋기는 한데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의구심이 들 것이다. 3년 동안 50퍼센트 수익을 내는 건 수긍이 되는데, 어떻게 해 마다 꼬박꼬박 15퍼센트나 수익을 낸다는 거야? 말도 안 돼!
아니, 말 된다. 이제부터 이 언니가 15퍼센트 수익을 내는 방법을 무려 네 가지나 알려주겠다.
첫 번째, 지출을 줄인다.
월 200만 원 버는 사람이 월 100만 원을 쓴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 사람의 생활 패턴을 보면 점심 식사 후 별다방 콩다방에서 라떼를 마실 거다. 직장 동료들과 아무 생각 없이 마시는 라떼 한 잔의 가격은 5천 원, 그리고 라떼만 마시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단 걸 먹어야 한다며 조각케이크도 함께 산다. 그럼 둘이 나누어 내도 7천 원을 쓰게 된다.
습관처럼 생각 없이 들르는 별다방 콩다방만 안 가도 하루에 7 천 원을 아낄 수 있다. 한 달이면 20만 원, 1년이면 240만 원이다. 1년에 1,200만 원 모을 수 있는 사람에게 240만 원은 수익률 몇 퍼센트? 20퍼센트다. 어디 가서 확정 금리 20퍼센트를 받을 수 있을까? 15퍼센트 수익률, 말 된다.
부자들이 내놓은 쓰레기봉투를 뒤져보면 안 버려도 되는 물건은 하나도 없고 정말 딱 쓰레기만 들어 있다. 돈도 많으면서 부자들은 왜 그렇게 구두쇠처럼 구는 걸까? 아끼는 습관이 부자를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아끼는 것이 얼마나 저축으로 모아 지는가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발렛파킹비 2천 원 아끼겠다고 자신이 직접 차를 세우고 식당에 들어가는 부자들을 손가락질하지만, 그들은 내가 안 쓰면 그게 다 내 자산이 되는데 왜 쓸데없이 돈을 쓰냐고 생각한다.
우리도 아끼기는 한다.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드니까 돈을 펑펑 쓰고 난 다음 달에는 허리띠 졸라매고 산다. 그런데 살다 보면 또 우울해진다. 내가 이렇게 살려고 야근하며 고생하는 게 아닌데, 이렇게 악착같이 살아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래서 다음 달에는 또 마구 써버리고 그렇게 카드 값 펑크 나면 후회하고 자책하고 그다음 달에는 아껴서 살아야겠다고 또 결심한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아끼는 것이 나에게 얼마만큼 확정금리가 되어 돌아오는지 알았으니 아껴야 할 이유가 보다 분명해졌다.
아끼려면 노력해야 하고, 노력은 당연히 고통스럽다. 하지만 종잣돈이 모일 때까지 자기 절제는 필수다. 그 정도의 절제도 없이 부자가 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렇다고 커피도 마시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고, 출근길에 커피를 사 마시는 대신 텀블러에 집에서 내린 커피를 담아 다니는 버릇을 들이면 된다. 물론 처음에 는 번거롭겠지만 원두를 선택해 직접 드립 커피를 내리는 즐거움을 느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케냐 AA와 콜롬비아 슈프리모를 구별할 줄 아는 여자, 취향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으시겠다. 원두는 블랜딩 해서 판매하는 카페나 온라인 사이트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뜻이 맞는 직장 동료들이 있다면 함께 반자동 커피 머신을 사서 원두를 주문해 만들어 마시는 방법도 괜찮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반자동 커피 머신'을 입력하면 제품들을 볼 수 있다. 13만 원대에 훌륭한 기계를 살 수 있고, 스팀 밀크도 만들 수 있어서 라떼로도 언제든 먹을 수 있다. 한번 직접 해보면 별다방 콩다방라떼 맛없어서 못 먹을 지경일 거다.
조금만 부지런해져서 택시 대신 버스를 이용하고, 조금 더 많이 부지런해져서 버스 한두 정거장 정도는 걸어 다니면 돈 들여 운동하지 않아도 된다. 친구 만날 때는 뮤지컬이나 영화 보러 가 는 대신 입장료 없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서 인문학적 교양도 쌓고,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대신 등산 가서 폐에 깨끗한 산소 공급해 주면 얼마나 좋은가.
야식도 줄여야 한다. 무슨 치맥을 일주일에 한 번씩 먹나. 정 출출하면 치맥 대신 홈메이드 닭가슴살 샐러드를 먹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야식, 간식을 줄여서 지출도 줄이고 살도 줄여라. 물론 돈 덩어리가 커지면, 치맥 안 먹고 라떼 한잔 아낀다고 수익이 20퍼센트가 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나머지 다른 방법들을 더 안내해 드리겠다.
찾아라, 돈 버는 방법
두 번째, 몸값을 올린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서 대체되지 않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면 연봉은 상승하게 된다. 어학연수를 갈까, 대학원에 진학할까, 다른 일을 찾을까 고민하고 방황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몰두해라. 내 본업에 충실해서 연봉을 올리는 것이 수익을 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연봉이 200만 원만 올라도 1년에 1,200만 원 모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확정금리 16퍼센트와 같다.
세 번째, 부수입을 만든다.
예를 들면, 언니는 타로점을 볼 줄 안다.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어서 타로점 보는 법을 열심히 배웠다. 만약 내가 지인들에게 타로 점을 봐준다면, 한 번 보는 데 3만 원이니 일주일에 2명만 봐 줘도 6만 원이다. 한 달이면 24만 원, 1년이면 288만 원. 1,200만 원 모을 수 있는 사람에게 288만 원은 20퍼센트의 수익이다.
네 번째, 투자를 잘한다.
적금이나 예금, 저축성 보험 같은 금리형 상품 가운데 15 퍼센트 수익을 만들 수 있는 상품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투자를 통해 15퍼센트 수익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선진국의 경우 제로 금리에 가까운 금융환경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투자를 통해 재테크를 한다. 반면 우리 나라는 안전하고 언제 깨도 원금 손실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아직도 적금이나 예금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제는 투자를 하지 않으면 학자금부터 주택 마련, 노후까지 대출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가난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3. 거절의 기술
사기 피해 경험자로서 조언을 안 할 수가 없다. 돈 냄새를 풍기면 사기꾼이 접근한다. 확실한 정보라며 내 돈을 기하급수적으로 불려주겠다고 한다. 법적 준비도 완벽하고(당연히 사기를 칠수록 법에 능통해질 수밖에 없다) 지인들도 다 유명한 사람들이란다. 하지만 지인들을 절대 소개하지 않는다. 거짓말이 탄로 날 가능성이 크니까.
원금은 보장해 준다고 철석같이 약속을 하고 계약서를 써도 믿으면 안 된다. "피해를 준 건 미안하지만 나도 그 정보가 잘못된 것인지 정말 몰랐다"고 하면 빠져나갈 구멍이 얼마든지 있다.
제도권 밖에서, 비정상적인 수익을 약속하는 사람은 사기꾼이라고 보면 된다. 흔들리지 마라. 그리고 반드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라. 이야기를 할수록 위험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 특히 나와 반대 성향인 사람들이나 어른들, 법률 전문가들을 찾아라.
"그렇게 좋은 거면 친척 분 들하고 하세요", "전 더 좋은 투자처가 있거든요", "이렇게 둘이 얘기할 게 아니라 제가 아는 전문가들을 함께 만나 보실래요?"라고 하며 사기꾼은 칼같이 쳐내야 한다.
사기꾼 말고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들도 줄을 잇는다. 그간 쌓은 인간관계가 무너질까 봐, 비난이 두려워서, 내 가족이니까. 그렇게 애써 모은 돈을 잃는다. 빌려준 돈이 제대로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다. 일단 엄마나 동생의 꿔달라는 말은 그냥 달라는 말과 같다고 보면 된다. 사람들은 가족 간의 돈 거래에는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은연중에 갚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다른 방식으로 갚아도 된다고 여긴다.
만약 늘 빚에 시달리면서도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 가족이 있다면, 내가 부분적으로 갚아준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오히려 의존심만 키운다. 진심으로 그 사람을 위한다면 단호하게 거절해서 독립할 힘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소중한 친구일수록 금전 거래는 피해라. 소액이어도 마찬가지다. 푼돈을 빌리는 사람은 대개 나한테만 빌리는 게 아니다. 게다가 현재 그 정도도 융통할 능력이 없다면 미래에 그 돈을 갚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모르는 불우이웃도 그냥 돕는데 사정이 딱한 베프한테 안 빌려줄 수가 없어 돈을 건네고 나면, 시간이 갈수록 차마 돌려받을 엄두가 나지 않게 된다. 독촉을 하면 나만 나쁜 사람 되는 거고, 서서 빌려주고 엎드려서 받는다는 말이 왜 있겠냐고.
특히 돈 빌려달라는 말을 쉽게 꺼내는 사람을 경계해라. 다른 사람한테 돈 빌려달라는 소리를 처음 할 때는 그 소리가 목에 걸려 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할수록 내성이 생긴다. 그러니 여러 번 해봤다는 뜻이다. 돈 빌리는 것도 습관이고, 습관은 잘 안 고쳐진다. 남의 잘못된 습관 때문에 함께 가난해지면 안 된다.
여지를 남기지 말고 단호하게 거절해라. 번복할 수 없는 명확한 이유를 만들어두는 게 좋다. "내 돈은 엄마가 관리하고 나는 용돈만 조금 받아서 써, 엄마 허락 없이는 십원 한 장도 내 맘대로 할 수가 없네". 혹시 엄마한테 물어보라고 하면 "물어봤는데 안 된다. 친구랑은 돈 거래하는 거 절대 아니라고, 돈도 잃고 친구도 잃는대", "학자금 대출 갚느라 적금을 다 써버 렸어", "나 프랑스 행 비행기표 끊어버려서 돈이 없어", "어, 나도 너한테 돈 빌리려고 했는데, 글쎄 전세를 2천만 원이나 올려달래' 등으로 말이다.
구체적으로, 선의의 거짓말을 준비해 둬라. 그래야 당황하지 않고 분명하게 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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