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여성의 사례
월경주기가 불규칙해 두 달에 한 번, 더 늦어지면 세 달에 한 번 생리를 하다가 6개월 전에 마지막 월경을 해 병원을 찾았다고 해요. 기다리다 보니 벌써 6개월이나 되었다고 5년 전에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고 진단받아 피임약 좀 먹다 말았다고 해요.
30대 초반 여성의 사례
월경주기가 점점 길어진다고 20대 초반에는 두 달에 한 번, 세 달에 한 번, 대학 졸업하고는 35~40일 간격으로 하다가 작년 말부터 월경 간격이 늘어났다고 해요. 몸무게가 2~3킬로 찐 거 같은데 잘 안 빠진다고 해요.
매번 두세 달에 한 번씩 혹은 그 이상의 기간에 걸쳐 월경을 드문드문 한다면 내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몸은 원래 한 달에 한 번 월경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내 월경주기가 너무 늘어진다면 그건 오류가 났음을 의미합니다.
1. 다낭성난소증후군이란?
뇌에서 보내는 신호를 난소에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며 발생하는 배란장애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복잡한 질병입니다. 배란장애로 인해 만성적인 무배란 상태가 나타나며 무배란에 따른 부정출혈 증상도 종종 나타납니다. 또한 남성호르몬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기에 여드름, 다모증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배란이 되지 않아 월경도 하지 않게 되는 질병이기에 난임의 주원인이기도 합니다.
특히 난포 한 개가 제대로 자라 배란되는 정상적인 배란 상태와 달리 배란장애로 난포 여러 개가 미성숙하게 자라는 증상이 주로 나타납니다. 골반초음파 상엔 난소의 가장자리를 따라 주머니(낭)모양의 난포 여러 개가 보이기도 합니다.
가임기 여성의 4~7퍼센트 정도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인 것으로 보이고, 최근 들어 유병률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왜 생기며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증후군'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원인도 증상도 개인에 따라 제각각입니다. 아직까진 하나의 핵심적인 인과관계라고 제시될 만한 사실 없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체중 증가로 인한 에너지 조절 이상, 생식샘자극 호르몬분비호르몬의 분비체계 이상, 안드로겐 합성 및 작용의 결함, 인슐린 저항성 등이 있습니다. 개인에 따라 위의 특징의 일부 혹은 전부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들어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 수용체가 제대로 된 신호전달체계를 갖지 못해 호르몬 신호 전달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태로, 장기적으로 비만이나 당뇨 같은 대사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어떻게 치료할까?
원인도 명확하지 않으며 증상도 개인차가 큰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치료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진단받은 사람도 상황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가 심했다 약해졌다 할 뿐입니다. 따라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치료하기보다 증상에 맞게 관리합니다.
무배란 상태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자궁내막이 두꺼워져만 있고 배란이 정체된 상태입니다. 월경이라는 자궁내막의 탈락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자궁내막만 계속 두꺼워지면 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 적어도 1년에 4회 이상은 월경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다모증, 여드름, 체중 증가 등이 주된 증상이라면 호르몬 불균형 상태를 교정하기 위해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당뇨,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 하며 운동과 체중 조절, 식습관 관리를 해야 합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때문에 임신할 수 없게 되나요?
아닙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 안의 난자는 모두 그대로 있고 난자가 규칙적으로 배란되지 못할 뿐입니다. 배란 횟수가 적고 주기도 불규칙하여 임신을 시도할 때 불리한 면이 있지만 자연 임신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정도가 심해 배란장애 및 호르몬불균형이 심한 경우 배란유도제를 사용하거나 배란장애를 호전시키는 약물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이도 잘 안되면 병원의 도움을 받아 보조 생식술(과배란유도나 인공수정, 시험관 시술)등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2. 자궁내막증
생리통 때문에 병원을 찾은 27세 여성의 사례
스물 살 이후에 생리통이 점점 심해졌고, 최근 월경할 때는 너무 아파서 직장을 나갈 수 없을 정도였어요. 온종일 누워 있었고요.
골반초음파로 보니 좌측 난소에 5센티미터 되는 혹이 보였다
결혼 후 1년 이상 아이가 생기지 않아 병원을 찾은 31세 여성의 사례
월경주기는 규칙적이고 월경양은 보통이며 생리통도 살짝 있는 정도.
골반초음파로 보니 우측 난소에 6센티미터 되는 혹이 보였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안이 아닌 난소나 자궁 뒷벽 등에 자리를 잡아 생기는 질병이다. 월경기간 때 일부 월경혈이 역류해 복부 쪽으로 역류해 복부 쪽으로 유입되어도 보통 면역체계에 의해 제거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병변이 생겨 자궁내막증이 되는 것입니다. 자궁내막증이 퍼지는 정도와 경로는 다양하나, 모두 월경 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생리통이 심해져서 온 경우 가장 먼저 자궁내막증을 의심합니다. 초경이 빠르거나 월경주기가 짧아 월경을 자주 하면 좀 더 쉽게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임신 횟수가 많거나 무월경 기간이 길수록 자궁내막증의 발병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특히 자궁내막증이 난소에 생기면 둥그런 형태의 혹이 생겨 초음파로 쉽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직장과 닿아 있는 자궁 뒷벽에 자궁내막증이 생기면 자궁과 직장이 붙어버려 월경할 때 극심한 하복통을 일으킵니다.
자궁내막증은 왜 생길까?
자궁내막증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자궁내막 조직이 역류해 자궁이 아닌 곳에 퍼지는지 다양한 이론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알코올이나 카페인 과다섭취도 자궁내막증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유병률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서구화된 식습관도 원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3. 자궁내막증은 어떻게 치료할까?
자궁내막증이 암처럼 악성질환은 아닙니다. 하지만 극심한 통증과 난임의 주 원인이 될 수 있고, 치료 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비교적 까다롭고 골치 아픈 질병입니다. 그러나 증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생긴 혹의 크기가 3센티미터 미만이라면 정기 추적검사만 하기도 하고 호르몬제 복용으로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생리통이 심하거나 자궁내막증의 병변이 너무 커져 임신이 잘 안 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수술적 치료와 약물적 치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목적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합니다. 생리통 완화가 목적인 경우 수술적 치료가 우선시 되며, 대부분 복강경 수술로 병변 부위를 제거합니다.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약물치료를 많이 병행합니다.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수술적 치료 여부를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수술로 인한 난소 일부 조직의 소실이, 수술로 인해 얻게 되는 가임력 회복에 비해 득일지 실일지 잘 따져보아야 합니다. 보통 혹의 크기가 4센티미터가 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많이 고려하게 됩니다. 그보다 크기가 작을 때에는 시술보다는 임신 시도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볼 것을 권합니다.
유난히 재발률이 높은 질병, 자궁내막증. 월경을 아예 안하면 자궁내막증을 겪을 일도 없겠지만, 해야 할 시기에 월경을 하지 않는다면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정직합니다. 규칙적인 습관과 영양섭취 등으로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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