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화분
1988년 9월 23일 덕선이는 할머니가 짠 기름을 라미란한테 가져다줘요. 할머니가 중간에 누워 자는데 보라가 덕선이 별명이 특공대라고 놀리고 큰아빠는 미국서 세탁소 하지만 어릴 때 첫째라 고생 많이 했다고 안쓰럽게 여겨요. 다음 날 할머니 배웅하면서 일화는 그냥 검은 봉투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이가 빠진 난 화분 버리려는데 할머니가 그거 우산 꽂이 한다고 굳이 들고 가는 모습이 예전 할머니 모습 같아 씁쓸했어요.
덕선이는 보라 새 청자켓을 몰래 입고 나가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이름 점 보는데도 웃겼어요. 저도 어릴 때 저런 거 해봤거든요. 부자인 라미란과 일화는 스파게티 면을 삶기 위해 준비하는데 늦게 올 줄 알았던 보라가 집에 와서 엄마를 찾아요. 오늘 엠티 간다고 청자켓을 찾는데 이일화가 전화번호부를 찾아서 학생주임 선생님을 찾고 노을이 찾아서 이 상황을 말해줘서 노을인 둘째 누나 교실로 열라게 달려서 말해줘요. 덕선이는 또 열라게 달려서 엄마한테 청자켓을 던져줘요 그걸 받은 엄마는 세탁기에 넣어놓고 물바가지를 붓고 보라한테 세탁기에 있었다고 거짓말하죠. 그때 실내화를 신고 땀 범벅인 모습으로 들어온 덕선을 보고 이상함을 느끼고 보라는 머리채 쥐어뜯고 둘이 또 열라게 싸워요. 9월24일 미란이네에 동네 사람들이 다 오고 김성균이 비디오 테이프로 사람들을 찍고 아이들도 오고 어른들은 스파게티를 국수처럼 먹고 한 상 가득 차리고 택이 아빠는 통닭을 사 와서 앉아요. 택이 상금이 5천만 원이라는 말을 듣는데 저도 너무 놀랬어요. 지금도 5천만 원은 큰돈인데 88년 당시에는 어마어마할 거 같아요. 동네 친구들은 5천만 원 받았다는 말을 듣고도 떡볶이 사달라고 하는 모습이 너무 순수하고 때가 안 묻은 아이들 같았어요. 어른들은 일산 땅이나 은마 아파트를 사라고 하고 아파트 노래를 틀어놓고 술 마시며 노래 부르고 즐기는 모습이 그 시절 아줌마 아저씨들 같았어요.2. 할머니의 죽음
할머니가 안 좋아서 엄마와 아빠가 할머니 댁에 간 동안 덕선이가 아침을 차리고 큰누나와 둘째 누나 사이에서 막내 노을이가 밥 먹으라고 했고 안 먹으면 나 먼저 씻는다고 두 누나들한테 얻어터지는 모습이 불쌍하고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밥 다 먹은 덕선이가 먼저 씻으려는데 이 집에 위아래도 없냐고 머리채 잡고 싸우는 모습이 좀 그랬어요. 첫째들은 왜 다 저런 지 이건 누가 봐도 첫째가 잘못한 일이라 덕선이가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덕선이는 온갖 연애소설을 읽고 위험한 룸메이트를 읽고 있는데 담임한테 호출이 와 엄청 쫄고 친구들이 연애소설 책들을 넣고 생리대로 위장하고 배달만 한 거라고 의리를 보여줘요. 선우와 동룡 정환은 미친개와 축구를 하는데 선우는 골을 넣고 미친개는 온갖 비겁한 방법을 다 쓰면서 골을 넣고 선우가 공을 가로채자 다 끝나고 선우의 목걸이를 보고 빼라고 하는데 수업 시간이 다 돼 그냥 가면서 화풀이로 정환이와 동룡이 머리를 치고 가요. 한 대 맞은 정환은 잠깐 빼고 다시 끼라고 융통성 없는 모습에 화가 나 한소리하고 가요. 보라가 할머니 좋은 데 갔으니까 덕선이한테 울지 말고 오라고 셋이 곡성으로 가는데 덕선이가 계속 울자 보라가 동생들 챙기는 모습이 또 대견스러웠어요. 할머니댁 앞에서 계속 울고 있는 덕선이한테 네가 아빠보다 더 슬프냐고 노을이한테도 아빠 위로해주라며 마음 다 잡고 들어가는데 생각한 모습과는 너무 달라 셋이 어리벙벙해 있어요. 화투를 치고 아이들은 뛰어놓고 초상집이 아니라 잔칫집 같다고 엄마가 자식들 밥을 차려주고 아빠는 자식들을 불러놓고 집안 어른들한테 보라는 서울대 덕선이는 올림픽 때 티비 나온 애 막둥이 노을이는 효자라고 자식들 자랑을 하고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는 아빠와 반지 자랑하는 고모들 보고 할머니 불쌍하다고 어른들은 저런 거냐고 속상해서 덕선이는 울어요. 동룡과 선우 정환은 야한거 보기 위해 사복으로 갈아입었지만 영화관 앞에서 경찰이 지키는 모습 보고도 너무 웃겼어요.짤랑짤랑 으쓱으쓱 어린이 프로가 나오고 선우 엄마가 분홍 소시지를 굽고 도시락 2개를 만들어주고 곡성엔 내일 간다고 500원만 받아가고 정환이는 만원을 불렀지만 천 원만 받아가요. 정봉이는 100원만 달라는데도 라미란이 그냥 가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덕선이는 아빠와 고모들이 아침밥 먹는 모습을 보죠. 선우와 동룡 정환이가 도시락을 까먹는데 선우네 엄마 소시지 반찬은 맛없기가 힘든데도 맛없고 각자 집안 형편에 따라 반찬들이 다른 게 웃겼어요. 마치고 군복 입고 갔지만 학주한테 딱 걸려요. 싸움개랑 친구는 열라게 때리고 정환이는 머리 한대 아들은 영혼을 담아서 때리고 선우는 머리 살짝쿵 때리고 다들 선우 때문에 살았다고 하자 싸움개가 따로 불러서 고맙다고 이 은혜 어떻게 갚냐고 비꼬듯이 말하고 또 목걸이를 억지로 잡아 뜯어요. 그 순간 동룡이 그거 선우 아버지가 남긴 유품이냐고 하는데 거기서 멈췄어야 했어요. 그래서 아버지 없으면 선배한테 막 해도 되냐고 아빠 없는 거 유세 떠냐고 하니 정환이가 선우 대신 주먹으로 치고 말 가려하라고 하는데 그 모습이 좀 멋있었어요.
저녁에 미국에서 온 한 번도 싸운 적 없는 큰아빠가 동일아하고 울먹이며 걸어와 동일을 꼭 끌어안는데 동일도 그동안 참고 참았던 감정이 터져 나와 울부짖자 고모들도 달려와 형제자매 4명이 부둥켜안고 우는 모습이 너무 슬펐어요.
할머니댁에 저번에 며느리가 버리려던 이 빠진 난 화분이 보였는데 알고 보니 자기 아들 한일은행에서 준 성동일 이름이 박힌 화분이었어요. 우산 꽂이로 쓴다고 들고 가 놓고 예쁜 화분으로 쓰고 잘 보이는 곳에 올려 논 모습이 너무 눈물이 났어요. 첫째 아들은 동생들 보살핀다고 미국서 고생하고 있고 둘째 아들은 아이가 셋이니 열심히 일 하며 사는 모습이 안쓰럽고 또 안타까웠을 거 같아요. 그래서 더 아들 이름이 적힌 모든 게 소중했을 거고 집에 고이 모셔와 예쁘게 닦고 매일 매 순간 그 화분을 보며 자랑스러워했을 어머니가 생각나 더 슬펐어요.3. 엄마가 보고 싶은 순간
집에 간 선우는 티비 틀어놓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엄마를 바라보다 순간 도시락 하나 안 먹은 생각이나 집 근처에서 엄마가 싸준 맛없는 도시락을 까먹는데 효자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엄마를 생각하는 모습이 참 인간이 됐다는 생각을 했어요. 엄마의 행복한 모습을 보기 위해 그 정도 고통쯤은 감수해내는 게 가끔은 착각해야 행복하다고 진실로 맛없다고 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처럼 가끔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한 거 같아요.
전기가 나가 잠깐 나간 성동일이 마침 집으로 오는 택이를 보고 술친구 해달라고 하죠. 택이는 아저씨한테 어머니 돌아가셨는데 못 가서 죄송하다고 해요. 동일도 택이보고 언제 엄마가 보고 싶냐고 하니 택이가 눈물 가득 고인 채로 매일 보고 싶다고 하며 우는데 어른스러운 아이는 그저 투정이 없을 뿐이라고 그저 아이일 뿐이라고 하는데 안쓰럽고 대견했어요. 택이가 어두운 집으로 와 상장들은 보는데 방에서 자신만을 기다린 동네 친구들이 전인권 테이프를 주고 케이크와 사진도 찍어주고 정신 사나운 모습이 조용히 바둑만 두던 택이한테는 너무 시끄러울 거 같아요.
택이는 이 골목에 가장 늦게 이사 왔다고 엄마가 떠나고 엄마 냄새 가득 담긴 고향을 떠나 이사 왔다고 처음 보는데 정환이가 물총을 쏘고 선우는 말리고 동룡이는 위층에서 물 양동이로 물을 쏟고 덕선이는 잉어설탕 사탕을 주죠. 택이가 넘어져 팔에 깁스를 하자 덕선이가 업어주고 애들끼리 벨 누르고 도망가고 퐁퐁 타고 소독차 타고 다닐 때도 항상 함께였다고 말 없는 아이와 시끄러운 4명은 친구가 되었고 그렇게 우린 다섯이 되었다고 택이가 가져온 양주 먹고 남자 넷이 뻗어있자 한심하게 여긴 덕선이도 마시자 속이 따가워 소리치고 나가죠. 왕조현 보고 예쁘다고 하자 동룡이도 덕선이 요새 귀여워졌다고 하니 선우도 택이도 그렇다고 하는데 정환이는 미쳤다고 난리 쳐요.
보라는 덕선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고 춤판 벌이던 그날 덕선이는 초콜릿을 선우 가방에 넣어놔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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